‘교회오빠’처럼 ‘교회언니’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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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오빠’처럼 ‘교회언니’도 있나요?
  • 노경실 작가
  • 승인 2016.04.0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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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 ⑥

어른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는지요?

“여자의 적은 여자야!” “여자는 잘난 여자를 편한 마음으로 봐주질 못해!” “여자는 여자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워!”

이런 말은 여자들의 남다른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참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남들보다 더 예뻐서 왕따를 당하거나, 또는 몸매가 좋아서 미움 당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지요. 그에 비해 남학생들은 외모가 더 출중하거나 힘이 세거나 멋지면 흠모를 받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교회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겁니다.

어느 날, 여중생 몇이 나를 찾아와서 상담을 했습니다. 피자를 실컷 먹고 난 뒤 아이들은 트림을 하듯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선생님, 왜 교회에서도 선배질을 하는 거죠?” “그리고 교회에서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왜 여자 애들은 틈만 나면 서로를 흉보는 거죠? 정말 화장실 가는 것도 겁이 난다니까요.” “교회에는 착하고 멋진 교회오빠가 있는데, 왜 착하고 멋진 교회언니는 없지요?”

나는 처음에는 웃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교회 여자친구나 선배들에게서 받은 상처들을 자세히 얘기해줄 때마다 나의 마음은 칼로 살살 베이듯 아리아리하게 아프기 시작했지요. 청소년 예배 특성상 많은 활동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여자 선생님이나 여자 선배들은 자기랑 친한 애, 예쁜 애, 장로님집 애들이나 잘 사는 집 애들 위주로 뽑는다는 것이었다.

“선생님, 정말 교회오빠처럼 착하고 기댈 수 있는 교회언니들이 있으면 좋겠어요. 방송에서도 교회오빠라는 말은 자주 나오지만 교회언니라는 말은 안 나오잖아요!”

아이들과 헤어져 집에 온 나는 인터넷에 ‘교회오빠’라는 단어를 입력했습니다. 잠시 뒤, 나는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우선 ‘교회오빠’라는 3인조 밴드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것에 놀랐지요. 또, 놀란 것은 하나는 정식은 아니지만 네티즌이 만드는 오픈국어사전에 ‘교회오빠’라는 단어가 등록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연관검색어는 교회오빠 연예인, 교회오빠와 결혼한 연예인, 교회오빠와 교제하는 법, 김준수는 실존하는 교회오빠 등등.. 대부분이 동경과 긍정의 연관 검색어가 많았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말도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호감형의 말들이 많았지요. 하지만 ‘교회언니’를 입력하면 그리 유쾌하거나 긍정적인 이야기들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교회나 세상 속에서나 별 다름없이 일어나는 것인지요? 

하지만 웃지 못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교회누나’라는 것입니다. 남학생들은 ‘교회누나’에 대해서는 호감도가 높은 편입니다. 교회에 가면 믿음과 인생의 선배들인 누나들이 자상하고 친절하며 맛있는 것도 잘 사주고, 선물도 자주 해준다며 좋아하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교회의 많은 영적 리더들의 간증을 들으면 청소년 또는 청년시절에 힘든 여러 상황 속에서 교회누나들로부터 영적, 물질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대목이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여성들에게서는 그 교회누나들인 교회언니들에게서 그러한 도움과 길잡이 역할을 안내받았다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권사님들’의 역할은 많이 등장하지만요!

우리는 이 문제를 가볍게, 또는 우스개로 넘겨서는 안됩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청소년문제가 심각한 때에 부모나 학교와 교회 교사들이 다 못 해주는 부분은 분명 공동체의 선후배들이 맡아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성 간의 조력자 역할은 아주 중요하지요. 이성 친구나 이성 선배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는 고민과 문제들을 동성친구나 선배에게는 자연스레 털어놓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교회마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학교에서 상처입고,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교회와 교회 선후배들은 품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 가운데에서도 여학생이 여자 선배를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에 아이들은 어긋난 이성문제에 휩쓸리거나 영영 교회를 떠나는 재앙에 빠지게 되니까요!

빵 
교회오빠란 교회(장소) + 오빠(호칭)의 합성어로 교회에 다니는 오빠 혹은 교회에 다니는 것 같은 이미지의 남성을 지칭한다. 요즘은 전자의 의미보다 후자의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흔히 교회에 다니는 것 같은 이미지란 아래의 사항들이 충족되는 조건들을 말한다. <하얀 피부에 깔끔한 외모, 성실하고 예의바름, 기타연주가 능숙하며 목소리가 맑음, 깔끔한 셔츠만 입을 것 같은 패션,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 - 네이버의 오픈국어사전에서.>

기도
잠언의 마지막 장인 31절, 그 안에서도 마지막 메시지인 10절부터 31절 까지는 온통 ‘현숙한 아내’에 대해 말합니다. 왜 르무엘 왕(혹자는 이 왕을 솔로몬 왕이라고도 함.)의 어머니는 이런 훈계를 했고, 잠언은 왜 이 구절을 마지막으로 장식했을까요? 다시한번 이 본문을 읽으면서 진정한 교회의 언니, 교회 여학생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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