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부지 확보,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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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부지 확보, 속도 내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8.2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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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진관동 '3000'평방미터, 정부와 지자체 건립비 예산확보 주력 예상

지난 2011년부터 한국기독교회협의회가 추진해온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계획이 최근 부지 확보에 성공하면서 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부지 확보에 거듭 실패하면서 정부 지원 예산이 불용처리 되는 어려움까지 겪어야 했던 건립 사업이 최근 서울시 은평구 소재 SH공사 소유 부지를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한 부지가 사업추진 5년만에 확보됐다. 주황색 부분이 예정부지인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135-20 일원으로, 부지면적은 약 3000 평방미터이다. @다음 스카이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부지 마련

확보된 부지는 서울 은평구 뉴타운 부지 내 하나고등학교 맞은편(진관동 135-20 일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약 3,000 평방미터 규모이다. 부지면적 중 일부 도로와 공원 2,000 평방미터는 이미 은평구에 기부체납 돼 있는 상태로, 대지인 나머지 1,000 평방미터는 약 25억원을 들여 매입될 계획이다. 매입가는 3.3 평방미터 당 약 8백만원 정도다.

은평구가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유치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역사와 문화 관련 박물관 등을 집중 유치하고 있는 노력의 일환이다. 역사문화관이 들어설 부지 바로 옆에는 한옥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고, 국립 한국문학관 등을 유치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종의 타운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우영 구청장은 “은평구는 역사와 문화 분야에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통일시대 교통과 소통의 중심지가 될 은평구에 그리스도의 정신을 잘 반영할 최적의 위치라는 점에서 기독교역사문화관을 유치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초창기부터 건립위원회를 맡아온 공동위원장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 하나 되자는 뜻을 모았지만 부지선정을 못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문화관이 완성되면 은평구뿐 아니라 대한민국 명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제공하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은평구와 건립추진위원회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지난 24일 체결했다.

건립예산 확보는 어떻게?

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한 총사업비는 약 3백60억원, 관건은 건축과 부지예산을 어떻게 확보라 할 수 있다.

은평구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부지 매입은 서울시 또는 은평구가 SH공사로부터 매입하게 된다. SH공사가 박물관 부지로 지정해 도시계획시설로 매매하겠다는 결정요청을 하면 지자체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해 해당 부지를 매입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것이다.

토지가 확보되면 이를 배경으로 건축예산을 위한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게 된다.

건축비는 국고와 서울시, 은평구가 예산을 마련해 건물을 짓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사업 방식은 이미 천주교 서울교구와 중구, 서울시, 정부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서소문 성지화 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천주교 서울교구가 서울 중구에 처음 제안한 서소문 성지화 사업은 정부와 서울시까지 참여하면서 ‘서소문 역사공원’을 위한 예산 확보가 이뤄질 수 있었다.

총사업비 460억원 가운데 국비 203억원, 서울시비 137억원, 중구비 93억원이 투입되면서 직접적으로 천주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을 대폭 줄였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에도 이미 은평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2014년 문광부는 문화관 건립을 위한 설계예산 30억원을 배정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시와 교회협이 문화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두었다.

건립위원회 본부장 임헌택 사관은 “서울시장께서 90~100억원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면서 “한국교회가 모금을 하기도 해야겠지만 비용을 떠나서 국가와 지자체가 건물을 지어주면 우리가 가진 콘텐츠를 가지고 한국교회와 서울시민, 국민들을 위한 근현대사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계획, 앞으로 과제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은 애초 교회협이 시작했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립위원회의 참여 폭을 확대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동참하고 보수교단의 함께하도록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에서다.

건립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영훈 목사의 소속교단이 교회협을 탈퇴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동위원장은 이영훈 목사 외에도 예장통합 손달익 전 총회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이 맡고 있다.

위원회는 여전히 교회협 회원교단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수교단들의 참여를 독려해 변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관 건립 여부를 떠나 기독교 근현대사 사료들을 확보하는 일이다. 문화관으로 교육시설로도 활용될 전망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공과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더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또 하나는 예산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타종교의 종교 편향성을 지적에 대비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 과정에서 기독교가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점, 문화사업 예산지원에서 기독교계가 소외돼온 점 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사업타당성과 투명성, 공정한 사업주체 선정이 담보돼야 할 것이다.

한편, 은평구와 한국기독교회협의회는 지난 24일 은평구청 기획상황실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을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추진에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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