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혼자’ 있는 것, 혼자 하는 것…못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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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 ‘혼자’ 있는 것, 혼자 하는 것…못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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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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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25

나는 동생이 네 명 있습니다. 엄마가 아들을 낳으려고 딸을 넷을 본 것이지요. 그래서 막내는 아들입니다. 맏딸이자 다섯 형제의 대장인 나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시선’과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밥을 먹을 때,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동생들을 봅니다. 가난한 시절인지라 구운 고등어 두 마리를 다섯 형제가 먹을 때에 누가 더 먹고, 덜 먹는지 살펴보는 거지요. 그래서 나는 입으로는 얘기를 하면서도 쉼 없이 젓가락질을 하여 덜 먹는 동생에게 생선을 발라주지요.

이뿐이겠나요! 네 명의 동생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형제라 해도 다른 네 명의 ‘인격’과 함께 한다는 듯입니다. 그러다보니 나는 언제나 네 명의 사람과 놀며 이야기하고, 부딪히고 웃고 떠드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하나의 작은 사회이며, 공동체였습니다. 그 안에서 나는 서로의 마음과 기분을 알아주고, 양보하며 타협하고, 때로는 알고도 속아주고 일부러 져주며, 내 것을 나누어주고, 상대방의 것을 지켜주고 하는 것들을 자연스레 배웠지요. 

또 친구들과 다투거나 시험을 잘 못 보았거나, 넘어졌거나 등등 그 나이 때의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 오면 형제들이 네 명이나 있어서 금방 즐거움과 평온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었지요. 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집의 아이들이 형제가 많아서 친구가 없는 아이들이라 해도 ‘홀로’ 라는 어둠의 덫에 걸릴 경우가 거의 없었지요.

그러나 요즈음 아이들은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외동이나 형제만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다보니 친구세계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못할 정도입니다. 카톡방 같은 곳을 사수하는 것도 그것 자체를 좋아서라기보다는 그것과 잠시라도 떨어지는 것은 ‘홀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입니다. 

최근에 어느 중학생의 상담 편지를 이메일로 받았는데 이런 내용이었습니다.(거칠고 문장이 서툴러서 내가 조금 고친 메일입니다.)- ‘선생님, 나는 부모님이 이혼해서 엄마랑 둘이 살고 있어요. 엄마는 일을 두 가지나 하시는데 매일 밤늦게 들어오시고 일요일도 격주로 쉽니다.

나는 언제나 혼자입니다. 나는 혼자 있는 게 정말정말 싫고 무섭습니다. 집에 들어가기도 싫습니다. 학원 갔다가 한밤중에 아파트 현관문을 휘익 열면 이상한 공기가 휘익하고 나를 밀어내는 것 같아요. 어떤 때는 귀신인가? 하는 생각에 무서워서 얼른 문을 닫고 다시 밖으로 나가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공원에 간 적도 있습니다.

내 친구들은 거의 엄마나 아빠가 집에 늦게 들어오고, 형제가 없는 아이들이지요. 그래서 우리끼리 똘똘 뭉치지만 문제는 다른 의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일요일날 교회 가는 것 때문에 놀러가는 약속을 못 지키면 한동안 그 모임에 낄 수 없고, 혼자 지내야 하는데 그건 마치 고문을 당하는 것 같지요.

그리고 교회 친구들을 평일에 만날 수도 없어요. 모두 너무 바쁘거든요. 혼자서는 아무 곳도 하기 싫고, 할 수도 없는 나같이 약한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이런 아이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시대가 어떠하든 주님과 늘 함께 살아간다는 걸 깨닫기만 한다면 ‘혼자’라는 두려움을 넘어서서... ... 오히려 ‘혼자’라는 외로움에 우는 사람들을 안아줄 수 있는 파워맨이 될 것입니다. 


빵과 기도

빵>>>‘Redeem the time.’- 네가 지금 혼자라는 것은 앞으로 너와 함께 있을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라는 뜻이다.

기도>>>“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창세기 32:24 ) -아브라함도, 야곱도, 요셉도, 다윗도, 그리고 다니엘과 바울도! 홀로 있을 때에 주님을 만났고, 스스로를 훈련시켰다. 혼자 있는 시간에 실력을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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