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교사들이 말하는 단기선교 해법은?
상태바
현장 선교사들이 말하는 단기선교 해법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10.10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단기선교여행위원회 제2차 아시아포럼 개최
▲ 미션파트너스 산하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위원회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베트남 나짱에서 제2차 아시아 포럼을 진행했다.

한국교회가 매년 여름 실시하는 해외 단기선교여행은 가장 대표적인 선교사역의 형태이지만, 동시에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장의 선교사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단기선교여행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3박4일간의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션파트너스(대표:한철호 선교사) 산하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위원회(위원장:한윤호 목사, 이하 위원회)는 지난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베트남 나짱에서 제2차 아시아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방콕에서 열렸던 1차 포럼의 후속모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베트남, 태국, 네팔, 중국, 신장, 장족, 필리핀 등 5개 나라 8개 지역, 18명의 아시아권 현지 선교사들이 참석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각 선교지별 상황에 따른 단기선교여행 시 주의할 점, 창의적 접근 사례 등을 발표했다.

베트남 한인선교사회 회장인 김진영 선교사는 식민지배와 분단의 아픔을 지닌 베트남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파트너십을 기초로 하는 단기선교사역”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단기팀과 현지인들의 참여 비율을 6:4로 하는 것이 ‘황금비율’이라며 “한 번 수용하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고 가는 사역은 이들의 가능성을 꺾는 일이 될 수 있다”며 ‘일방적 수혜식’ 사역보다 ‘참여형’ 단기선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에서 문화사역을 하는 ‘히스팝’의 최종환 선교사는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태국에서는 타종교에 대한 수용성이 강하다. 단기팀이 예수님 복장을 한 채로 퍼포먼스를 하고 복음을 선포해도 반응이 매우 뜨겁다”며 “그러나 진정한 회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일회성 행사가 아닌 현지 교회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선교사는 또 “태국에서는 왕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존경심이 매우 높다”며 “단기팀이 이 점을 간과해서 말실수를 한다면, 현지 단체와의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와 관련해서 “매일 6시면 모든 공공장소에서 왕을 찬양하는 찬가가 울려 퍼지기 때문에 이 시간에 사역을 강행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의 김승근 선교사는 지난 2015년 9월 신헌법 발표 이후 변화된 선교 상황을 소개하면서 “강제개종이 금지됐고, 강제개종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단기팀 역시 뜻하지 않은 위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또 현지 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리서치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리서치 결과 현지 교회들은 한국교회에 의해 좌우되는 단기선교여행에 대해 반기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사역이 한국의 방학기간에 맞춰 진행되는데, 네팔은 그 기간에 학기가 진행된다.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단기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단기팀들이 준비한 연극, 무언극, 인형극등의 콘텐츠와 관련하여 거의 같은 내용, 복장, 언어 또는 준비가 부족한 모습들이 의미 전달에 미흡한 사역이 되고 있어 좀더 준비되고 전문화 된 사역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이번 포럼에서는 중국의 왕타오 선교사와 필리핀의 박연룡·이은주 선교사, 신장 위구르족의 전진선교사, 장족 윤요셉 선교사 등이 각자의 사역지별 단기선교 지침을 발표했다.

창의적 단기선교사역을 위한 제안으로 ‘스포츠 무브먼트와 함께 단기선교여행 디자인하기’(이웅용 목사), ‘히스팝’(최종환 선교사), ‘성경동화를 이용한 원더풀 스토리 캠프 사역’(박종암 선교사) 등이 소개됐다.

한편 이번 포럼을 통해 참가자들은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위원회 제2차 아시아 포럼 선언문’과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 국가별 메뉴얼 작성 가이드’를 결과물로 도출했다.

이들은 먼저 선언문에서 6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각 필드마다 코디네이터의 주도하에 필드별 단기선교여행위원회를 조직할 것 △단기선교 필드메뉴얼 가이드를 활용하여 선교지마다 단기선교 메뉴얼을 작성하도록 도울 것 △창의적인 사역 콘텐츠를 개발하는 단체 및 선교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급할 것 △창의적인 사역을 개발하고 전문화하기 위한 다음세대 리더를 양육할 것 △창의적인 단기선교 사역을 위한 영역별 전문인력을 네트워크 할 것 △단기선교여행 박람회 추진 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 2012년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표준지침’을 내놓은 바 있는 위원회는 이번 포럼을 통해 기존 지침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국가별’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 메뉴얼 제작을 위한 기초 작업을 마쳤다.

▲ 포럼에는 5개나라, 8개 지역, 18명의 아시아권 선교사들이 참석했다.

2차 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이 만든 ‘국가별 메뉴얼 작성 가이드’에 따라 각 선교지에서는 △문화·역사·언어·정치·경제·종교 등 선교 현장의 개론적 소개가 담긴 오리엔테이션 자료 △현지에서 꼭 필요한 단기선교 사역 안내 △단기선교팀에게 제공할 현장 가이드라인 △효율적인 단기선교여행을 위한 주의사항 예시 △지속적인 선교협력을 위한 필드의 요청과 후속조치 등이 담긴 국가별 단기선교여행 메뉴얼이 제작될 예정이다.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위원장 한윤호 목사(선한목자교회 선교담당)는 “단기선교는 때로는 오합지졸 같고 때로는 장기선교의 방해물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가장 많이 사용하시는 선교의 형태”라며 “단기선교의 틀로 담지 못할 사역이 거의 없고, 모든 협력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기선교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특히 현장 선교사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