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교회 이미지 “위선적, 반박애적” 한국교회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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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교회 이미지 “위선적, 반박애적” 한국교회와 유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6.10.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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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대 신대원 메이던블릭 총장, 지난 24일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서 강연

‘서구교회의 위기와 성경적 해결책’ 주제로
복음의 분절이 왜곡된 신앙행태 초래
세상과 구별되는 빛과 소금의 삶 살아야

▲ 미국 칼빈대 신대원 줄 메이던블릭 총장이 제9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 주강사로 참석해 '서구교회의 위기와 성경적 해결책'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교회의 위기는 성장과 성공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신실함'으로만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회의 위기는 성경의 '분절'에서 비롯됐고 이로 인해 복음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상과 '연결'되는, 소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 석학이 본 서구교회 위기에 대한 해법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미국 칼빈대학교 신학대학원 총장 줄 메이던블릭 박사에 의해 제기됐다. 메이던블릭 박사는 지난 24일 백석대학교 백석정신아카데미가 주최한 '제9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에서 '서구교회의 위기와 성경적 해결책'에 대해 발표하면서 미국의 무종교인 증가와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 현상에 대해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진단했다.

서구교회 쇠퇴의 근거는 가장 먼저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퓨 리서치센터가 미국인 소속종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믿는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무소속자들(Nones)'이 지난 2007년에는 16%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3%로 증가했다. 또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 1명 당, 기독교를 떠난 사람은 4명 이상이라는 사실도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메이던블릭 총장은 단순히 무종교인이 증가하는 것을 넘어 30세 이하 성인의 3분의 1이 종교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세대가 구세대보다 교회와 멀어지고 출석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던블릭 총장은 "기독교 외부자들 중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청년들은 기독교 신앙을 별로 신봉하지 않으며, 외부자들 사이에서 그리스도 추종자들의 삶에 대한 존경심도 신속하게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독교에 대한 신뢰 부족이 무관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선적, 안주적, 정치적, 반박애적, 비난적 특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독교들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로 표출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문화가 기독교를 지지하고 인정하던 쪽에서 기독교신앙에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대적하는 쪽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미디어의 기독교 묘사가 부정적이고 적대적으로 바뀐 것은 심각한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확증하거나 창출해내는 미디어의 통제력을 의식하지 못하고 과소평가한다"며 문화와 동떨어진 기독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던블릭 총장은 "기독교의 위기가 상당히 복합적이지만, 하나로 압축한다면 '영적인 위기'이고 영적 전쟁에서 이기는 성경적 치료방법은 우리 자산의 마음과 정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위기에 대한 성경적 치료방법은 회개, 즉 개인적 혹은 공동체적 고백과 회개로 시작한다"며 "결국 하나님의 경이와 위엄을 깨닫고, 우리의 왜소함과 죄악을 고백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조사에서는 음주, 거짓말, 중독, 사기, 혼외정사 등 수많은 일에 있어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메이던블릭 총장은 "차이가 없다는 말은 기독교인 개인들과 교회의 증거가 한계에 갇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며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씀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요, 짠 맛을 잃었고 빛은 더 이상 비치지 않는 요한 계시록의 교회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고난과 사랑,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지속적인 세계에 대해 희석하거나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던블릭 총장은 서구교회 위기의 핵심 요소 중 한 가지로 ‘절단한 복음’을 꼽았다. 복음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고 실제로는 자립형, 자수성가형 종교인의 복음을 보고 듣는 과정에서 기독교 세계관대로 살지 못하고, 도덕적 치유 이신론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아들였다.

도덕적 치유 이신론은 세상을 창조하고 질서를 부여한 신이 존재하지만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신을 필요로 할 때를 제외하고는 내 인생에 간섭하지 않아야 하며, 선한 사람들은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신념을 담고 있다. 자신이 중심이 되는, 기독교 세계관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결국 서구교회의 위기는 복음의 절단에서 시작됐으며, 세상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했다.

메이던블릭 총장이 내놓은 해법은 ‘실천’이었다. 그는 “진정한 신앙을 실천할 때 다른 이들이 주목하게 될 것이며, 신실함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불가항력적 은혜를 기억하며, 겸손함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들은 말한 내용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위선자들’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투명하며,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말한다’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고, ‘기독교인들은 교만하고 타인을 정죄하는데 빠른 비판적인 사람들’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기독교인들은 타인에게서 선한 면을 발견하고 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봄으로써 은혜를 나타낸다’는 새로운 인식으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의 쇠퇴를 정당화 하는 흐름을 지적한 메이던블릭 총장은 “우리 열망을 십자가에 묶고 세상을 위해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의 소망을 두라”며 존재의 의미가 나 자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있음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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