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 장마당 확산, 공산주의 경제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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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내 장마당 확산, 공산주의 경제 흔들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12.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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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통일위원회, 지난달 30일 온누리교회에서 세미나 열어

북한 내 장마당이 공산주의 체제를 흔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누리 통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온누리교회 기쁨홀에서 ‘북한의 장마당과 사회 변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마당은 1990년대 북한에서 발생한 ‘고난의 행군’ 대기근 이후 발생했다. 당시 기근으로 인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식량 부족으로 목숨을 잃어버렸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암시장 형태로 장마당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물물교환의 형태였으나 점차 확장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장마당의 정확한 수는 확인이 어렵지만 워낙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에 북한전역에서 1,000여 곳 이상 운영된다는 추측도 나왔다. 더군다나 아직도 북한 대부분의 생필품은 장마당을 통해 거래된다.


이처럼 자본주의 성향의 강한 장마당의 지나친 성장을 견제한 북한 정부는 장마당을 제지하려 했으나, 장마당은 정부의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 시장화의 효과’를 주제로 발표한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장마당을 통한 시장화가 진전되기 이전 중간 관료는, 독재자에게 충성함으로써 권력과 함께 경제적인 생존도 보장 받았다”며 “그러나 시장화가 진전된 지금, 중간 관료의 권력은 독재자에게 나오지만 경제적인 생존은 시장에서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즉 독재자는 중간 관료들에게 장마당 단속을 지시했지만, 정작 장마당을 단속하는 관료들은 장마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건네주는 뇌물을 받으면서 경제력을 채워간다. 이는 곧 장마당이 없어지면 중간 관료들 역시 자신의 경제적 생존이 위협받게 되고, 이들은 장마당을 단속하는 흉내만 내고 실제로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김병연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북한에서 국가가 인정한 공식경제활동과 장마당 등 비공식경제활동 중 어떤 활동이 뇌물과 연관성이 깊은지’를 주제로 조사했다. 당시 탈북민 227명이 설문조사에 동참했다.

그 결과, 장마당 등 비공식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뇌물을 주고 받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60.2% 높았다. 이는 곧 시장화가 진전될수록 김정은의 정치적 통제력이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생활한 북한 주민들은 국가의 명령에 절대 순종적이었다. 그러나 장마당을 통해 주민들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얻는 이익을 경험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직에게 뇌물을 주기까지 한다.

김 교수는 “장마당을 통한 북한의 시장화는 뇌물 등을 통해 북한 권력자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게 되며 장마당을 경험한 사람들의 의식은 자본주의 친화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더미션로드 대표 김창범 목사는 “북한 당국에서도 장마당을 철저히 감시하고 대책을 세우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며 “장마당에서 지나친 규제로 인해 불거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 중 대표적인 사례는 지나친 감시를 견디지 못한 장마당의 상인들이 들고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북한에서는 고위부 관리직들이 단속하면 주민들은 반발은커녕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지만, 자본주의를 맛본 주민들은 예전처럼 당하고만 있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장마당을 통해 일어난 것이다.

즉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자본주의에서 흘러나오는 자유로움을 맛을 본 뒤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북한에서 추구하는 공산주의와는 상반되는 태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범 목사는 “장마당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있으며 크게는 아래에서의 통일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 정부에서 장마당 주민들이 체제를 변화시킬 정도의 힘을 기르도록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장마당과 북한경제 외에도 북한주민의 의식 변화, 북한 시장과 사회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경상대 정은이 교수, 북한개발연구소 김병욱 소장, 중국일림그룹 이한열 부총재 등이 참석해 각각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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