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롤링거 왕조와 피핀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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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링거 왕조와 피핀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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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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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프랑크왕국(3)

메로빙거 왕조에 이어 프랑크 왕국의 후반을 지배한 왕조가 카롤링거(Carolingian, 752~987) 왕조입니다. 카롤링거 왕조 때부터 농업이 사회의 주생활 양식이 되었습니다. 또 대토지를 소유하는 지주들이 나타났고 이러한 사실은 중세 봉건사회의 시작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점차 교황권과 세속권과의 대립도 표면화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한 가지 예는 8세기 성화상(聖畵像) 예배에 관련된 것입니다. 황제 레오 3세는 성상 철거령을 내리고 성상예배를 금지하였는데(726년) 이에 맞서 교황 그레고리 3세는 731년 성상 반대자를 파문하였지요. 이것이 ‘성상 파괴논쟁’으로 알려진 대 논쟁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되자 황제는 이탈리아 남부와 시실리를 교황치하의 로마 교구에서 동방의 콘스탄티노플교구로 옮기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이때 교황은 황제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불복함으로써 황제와 교황은 상호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교황이 황제와 대립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로마교회는 침입자인 롬바르드족(Lombards)의 위협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황제의 군사적 보호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롬바르드족의 압력을 받던 교회(교황청)가 황제와 대결하려면 다른 군사적 보호가 필요했는데 교황은 마침내 그것을 프랑크족에게서 찾게 된 것입니다. 

반대로 프랑크 왕국의 카롤링거 왕조로 볼 때는 메로빙거 왕조로부터 왕위를 인수 받는 데 있어서 교황의 지원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야 왕위 찬탈의 합법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이런 상황에서 교황은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콘스탄티노플의 황제를 의지하지 않고 프랑크 왕국의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와 프랑크왕국(국가) 사이에 서로 필요에 따라 도우며 양자 간의 타협의 길을 열어갔던 것입니다.

751년 당시 롬바르드족의 왕은 로마교회(교황)에게 군사적 압력을 넣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황 자카리아스(Zacharias)는 피핀(Pipin, 714~768, 키가 작아 ‘短身王’ 피핀이라 불렀다)에게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반면 피핀은 정식으로 왕이 되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와 국가는 타협의 길을 찾았습니다. 
결국 재상이던 피핀은 메로빙거 왕조를 무너뜨리고 왕에 즉위한 다음, 교황의 승인 아래 대주교 보니파티우스(Bonifatius)에게 옛날 유대의 왕들이 했던 것처럼 부유성사(기름부음)를 받은 후, 메로빙거 왕조의 마지막 혈통이던 칠데릭 3세(Childerik Ⅲ)를 성 베르탱(St. Bertijn) 수도원에 감금시키고는 피핀 3세로 즉위해 카롤링거 왕조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아들 샤를마뉴(프랑스식으로는 샤를마뉴, 라틴어로는 카롤루스, 독일식으로는 카를, 영어식으로는 찰스)는 47년간에 이르는 그의 재위 기간을 통해 전쟁을 벌여, 아버지의 유업을 달성하여 프랑크 제국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즉 마르텔의 아들인 피핀은 메로빙거 왕조를 폐위시키고 무력으로 권력을 찬탈하여 새로운 카롤링거 왕조(752~987)를 세웠는데, 이때 교황은 피핀을 지지하고 그를 승인함으로써 그는 752년 왕위에 올랐습니다. 말하자면 교황은 국내의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약해진 메로빙거 왕조를 폐위시킨 그의 권력 찬탈을 뒷받침 해준 것입니다. 

교황청과 피핀의 거래가 당시는 아무것도 아닌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역사를 보면 이것은 실로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교회와 국가 간의 제후와 타협이 시작이 되었고 왕권(왕국)을 주거나 빼앗는 권한이 교황에게 있다는 주장의 한 역사적 실례가 되었습니다. 교황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피핀은 롬바르드족의 땅 라벤나를 빼앗아 교황에게 주었는데(756년) 이것이 후에 소위 ‘성 베드로의 세습 재산’ 곧 교황령지(敎皇領地)로 알려진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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