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1년,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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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1년,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노래한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05.1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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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개척행전(2) 용인 희망을노래하는교회 정기영 목사

예배-기도-전도-훈련에 집중하고 교인들 격려

기초-본질에 충실하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셔

경기도 용인, 한 상가 3층에 있는 희망을노래하는교회(담임:정기영 목사)를 방문한 날, 분주했다. 예배당을 꾸미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야기를 나눌 마땅한 공간이 없어 교회 식당으로 사용하는 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곳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방충망 제작을 위한 드릴 소리가 계속되고 어수선했지만, 예배당을 새롭게 꾸미는 교인들은 즐거움에 달떠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조차 예배 공간 마련을 위한 공동의 하모니에 녹아 있었다. 그것도 자녀들을 위한 교육부서의 공간이 마련되는 공사였기에 더 즐거워했다. 기존 교회에 청빙돼 잘 목회하다가 훌훌 털고 나와 개척한 교회. ‘다시 쓰는 개척행전’에 꼭 맞는 교회였다. 아쉬움이 왜 없었을까. 하지만 그렇게 결정하고 전력투구했다.

▲ 희망을노래하는교회는 지난 3일 보라중학교에서 전 교인이 참여하는 ‘희망대축제’를 열고, 지역과 한국 교회의 희망이 되기로 했다

# 새신자-일면식 없던 사람들의 도움

“운동으로 살을 빼려고 할 때는 한 달에 1킬로그램이 안 빠지더니, 개척을 앞두고는 고민만으로도 한 달에 7킬로그램이 빠졌다”고 했다. 담임 목회를 했지만 개척을 위한 지원은 없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인간적으로 대응하고 싶었고, 배신과 거짓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속상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입을 다물었다. ‘내가 바보가 되고, 교회가 평안한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생각이 마음의 중심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빈 손으로 교회를 나와 어렵게 개척을 시작한 곳은 용인의 한 대학교의 강당. 그게 지난해 8월이었다. 하지만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장소를 옮겨야 했던 정 목사와 교인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교회를 개척할 마땅한 상가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막막했죠. 기도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상가에 개척했던 교회가 때마침 이사를 가면서 빈 공간이 생겼고, 대학교 강당에서 개척 후 첫 예배를 드리던 날, 이날 처음 나온 새신자가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면서 5백만 원을 헌금했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던 권사 두 명이 찾아와 “기도 중에 ‘헌금하라’는 마음을 주셨다”면서 2천만 원을 헌금했다. 이것이 종자돈이 됐다. 여기에 교인들이 모두 기초석 헌금을 했고, 그렇게 해서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 1억 원 정도가 모였다.

▲ 상가 3층에 자리잡은 희망을노래하는교회.

급하게 옮겨간 장소가 마음에 들고 온전할 리는 없었다. “바닥제를 붙이면서 간이의자를 놓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정신 없이 예배를 드린 거죠.” 정 목사는 이전한 상가에서의 첫 예배를 이렇게 추억했다. 무엇보다 공간이 부족했다. 교회학교 자녀들을 위한 공간이 없었고, 교회 사무실로 사용할 곳도 변변찮아 담임목사와 교역자들이 비좁은 사무실을 함께 사용했다. 그나마 아래층 영어학원을 주일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해준 배려가 숨통을 터주었다.

# 한 사람이 남더라도 ‘제자훈련’

정 목사는 “개척, 절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상실감, 불확실성, 부담감이 개척을 설명하는 단어. 기존 교회와 확연하게 구분되고, 좋은 것을 누릴 수 있는데 누리지 못하는 데서 오는 상실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성도들이 올까 하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 개척 교회로 인해 받는 경제적 부담감 등이다. 이런 것들은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더 두렵다. 개척에 동참한 40여 명의 교인들이 남들과 다르지는 않았다. 개척이라는 고난과 멍에를 함께 지고 감당하겠다는 자세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내재돼 있었다.

이런 고민 앞에서 정 목사는 결단했다. ‘목회자가 중요하다. 상실감을 드러내면 교인들이 무너진다.’ 확신을 주어야 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설교와 기도를 통해 주었고, 미래 비전과 소망을 이야기했습니다. 확신을 주고, 희망을 꿈꾸고 노래하는 것은 우리 교회의 이름이며, 교회가 세상에 줄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 희망을노래하는교회는 전도하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전도를 통해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기쁨을 함께하며 축하했다.

그리고 본질과 기본에 집중했다. 예배, 기도, 전도, 훈련. 어느 교회에서나 하는 것이지만 소홀한 것, 이 기본에 충실했다. ‘소수의 사람이 남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 훈련된 제자를 길러내자’는 생각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했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더라도 제자훈련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돌진했죠. 낙오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가기 위한 열정으로 동참합니다.”

제자훈련은 주일반과 목요반 두 과정. 주일에는 남성, 목요일에는 여성 중심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교회에서 직분을 맡으려면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과정은 1년. 길고 피곤하다. 하지만, 담임 목사와 대화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성경을 1독 해야 한다. 신앙도서도 읽어야 하고, 매일 큐티도 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기도는 빼놓지 않았다. 수요 예배 때는 자녀축복기도회를 열어 진로, 취업, 건강, 군대 문제 등 자녀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금요 기도회 때는 기도회가 끝나면 모든 교인들이 일어나 서로를 축복하고 격려하면서 포옹하고 악수를 나눈다. 공동체 의식을 불어넣으면서 모두가 함께 교회를 세워나가는 주춧돌로 자리매김하자는 격려다.

# 손수 뜨개질한 수세미로 전도

희망을노래하는교회는 ‘전도하는 교회’로도 알려져 있다. 매주 수요일이면 전도대원들이 손수 뜨개질한 수세미를 들고 전도를 나간다. 받으면 버리지 못할 만큼 예쁘게 만들었다. 여심을 공략하는 전도법. 수세미를 만드는 뜨개질 모임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20여 명이 모인다. 이 작품들을 모아 바자회를 열었고, 1백여만 원의 수익금 모두를 교회에 헌금했다. 그리고 원칙이 있다. 새신자가 오더라도 세 번을 방문해야 등록을 권한다. 이렇게 해도 열 명 중에 여덟 명 정도가 등록하고 출석을 이어간다.

본질에 집중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본질에 집중하면서 예배하고 기도하며 훈련했더니 나머지는 하나님이 해주셨다”고 정 목사는 고백한다. 가장 먼저 변한 것은 교인들. 예배하는 자세, 기도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먼저 전도했다. 사람들을 격려했고, 축복했고, 희망을 말하고 노래했다. 이렇게 되자 가나안 교인들이 찾아왔고, 안티 기독교인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예수 믿지 않던 사람들, 심지어 불교인들도 찾아왔다. “방황하던 사람들이 희망을노래하는교회가 세워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교회로 찾아왔습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놀랄 따름입니다.” 방황하던 청년들이 교회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개척 교회인데도 매주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들에게 교회는 희망을 말하고 격려한다.

▲ 전도팀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모여 지역 전도를 위한 수세미를 직접 뜬다. 예쁘게 만든 수세미는 여심을 공략하는 최고의 아이템. 그리고 '희망나눔수세미바자회'를 열어 마련한 1백만 원의 수익금 전액을 교회에 헌금했다.

이처럼 희망을노래하는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랬고, 앞으로의 과정도 희망으로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고민과 한 걸음 한 걸음이 희망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립 개척을 통해 이 희망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희망을노래하는교회’. 말 그대로 바라보아야 할 희망을 노래하는 교회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이 이 땅과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기에 그 예수님을 노래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기영 목사는 말한다. “세상을 향해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복음, 그 희망을 노래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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