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과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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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성과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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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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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신대원에 재학 중인 목사후보생입니다. 어쩌면 정부나 교회나 하는 짓이 그리도 똑같은지 모르겠어요.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그러던가요. 대통령이 되고 또한 요직에 들어서게 되면 우선 날을 세우는 것은 차별성을 내세우는 것입니다. 지난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하여 무진 애를 쓰는 것을 봅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후임자는 전임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전임자의 역사를 지우려하고 합니다.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왜 교회가 연속성이 이뤄지지 않는 건가요? 

목사후보생으로 일선에 들어서기도 전에 한국교회의 불편한 한 면을 보고 염려하시는군요. 일전에 (2016년 5월 27일)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왜 써 먹지 않나”라는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한번도 MB를 초대한 적이 없고 서로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세상이 다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임자의 5년은 국정운영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도 실패도 있답니다. 

전임자의 성공을 미리 참고했다면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낭비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랍니다. 이 분의 이야기는 역대 정권마다 스스로를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정권’으로 여기는 공통점이 있답니다. 저마다 전 정권과 차별화 하는데 과잉의욕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전임 대통령은 경계대상이고 전임자가 해 놓은 것은 일단 뒤엎는다는 것입니다. 단절된 상태를 만들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그러니 5년 임기로는 무엇 하나 이룰 수 없을 수밖에요. 

지금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전히 과거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지고 있습니다. 4대강 이야기며, 사드배치 문제며…마치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치하는 분이나 목회하는 분이나 왜 전임자의 일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지우려는 생각이 강할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교회는 30~40년을 목회하고 물러나는 목사님들이 많습니다. 계속 바통터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교회에 청빙을 받아 온 목사님들은 전임자의 역사를 지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차별화 시키려는데 무진 애를 씁니다. 전임자와 오랜 기간을 함께 해온 교우들이 쉽게 바꿔지지 않습니다.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조급한지 모르겠어요. 

어느 목사님은 개척하여 30여년을 목회하고 자기가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에게 교회를 맡아 목회하도록 하고 물러났습니다. 후임자가 주일설교 후 월요일부터 강단을 뜯어고치고 오른쪽에 배치되어있는 성가대석을 왼쪽으로, 왼쪽에 있던 피아노를 오른쪽으로 옮기더랍니다. 주일예배 시간에 찬양대가 찬양을 하면 아멘과 함께 박수를 쳤답니다. 그 때 후임 목사님은 “이제는 아멘만 하고 박수는 치지 말라”고 멘트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한참 후에 원로목사님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찬양대가 찬양을 하니 담임목사가 먼저 박수를 치며 아멘! 하더랍니다. 

물론 변할 수없는 절대 진리가 있는가하면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 것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전임자와의 차별성을 내세워 단절시키려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후임자는 이상하리만큼 전임자와의 차별성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전임자가 하던 일을 단절시키려고 애를 씁니다. 전임자가 하던 선교활동을  단절시키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세웁니다. 정부나 교회나 연속성과 차별성은 지혜롭게 이뤄가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새 가지는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묵은 가지가 있으므로 거기서 새순이 나옵니다. 연속성과 차별성의 지혜로운 조화가 있는 국가나 한국교회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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