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북한말에 성경 해설까지,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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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쉬운 북한말에 성경 해설까지,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 출간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7.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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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의소리, 탈북민·북한주민 위해…20일 출간 기념 기자회견
▲ 순교자의소리가 지난 20일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 발간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 용어가 낯선 탈북민과 북한주민들을 위한 성경이 제작됐다. 어려운 용어들을 북한말로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석과 단어설명, 성경 개론까지 담았다. 한국어 성경 통독이 힘들었던 탈북민과 북한주민 선교 및 신앙성장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순교자의소리(회장:현숙 폴리)가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 출간을 발표했다. 1990년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어 성경을 기본으로 ‘위클리프 미션 어시스트(Wycliffe Mission Assist)’의 주석을 번역해 추가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북한주민들을 위해 기존 글자 크기보다 15% 큰 11포인트를 사용했다.

이번에 발간된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북한의 조선기독교도연맹이 발행한 ‘공동번역 평양교정본’을 기초로 했다. 조선기독교도연맹 중앙위원회가 공동번역을 참고해 제작한 평양교정본은 성경언어학자들과 탈북민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느님’이라고 사용된 표현을 ‘하나님’으로 고치는 것 외에 평양교정본의 표현을 최대한 살렸다. 이후 신학교수들의 감수를 거쳐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으로 최종 발간됐다.

주석 편집과 감수에는 성서대 강규성 교수, 한세대 강소라 교수, 계약대 강정주 교수, 횃불트리니티 최순진 교수, 아세아연합신학교 허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한국성도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독특한 표현이 사용돼 성경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윗의 노래를 담은 시편에서는 그 특징이 한층 두드러진다.

조선어 성경은 시편 23편을 “여호와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내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 막대기와 지팽이로 인도하시니 걱정할 것 없어라”라고 서술하고 있다.

▲ 순교자의소리가 북한 성경 보급을 위해 출간한 책들. 검열을 쉽게 통과하기 위해 '평양출판사'라고 표기한 것이 눈에 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선어 성경은 북한정부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거짓선전하기 위해 제작했지만 오히려 복음 전파의 도구로 사용됐다”며 “이 성경을 탈북민과 이 성경으로 복음을 접하게 될 모든 북한 분들께 바친다”고 전했다.

순교자의소리는 조선어 스터디 성경을 미리 접한 중국의 탈북민 여성들이 “알아듣기 좋고 이해가 잘된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평소 서적을 접하기 힘든 북한주민은 남한사람에 비해 성경을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더딘 편이다. 유유 선교학교(Underground University)를 졸업한 탈북민 김지애 선교사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해가 쉬워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가는 데 지름길이 됐다. 성경공부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민 최은애 선교사도 “한국에서 북한에 성경을 많이 들여보내지만 몰래 숨어봐야 하는 북한의 사정상 이해하기 힘든 성경을 계속 붙잡고 있기 힘들다. 게다가 일반 주민들은 안경도 거의 없다”는 북한의 사정을 전하면서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북한주민에게 꼭 필요했다. 통일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큰글자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북한을 섬기는 모든 목회자, 선교사, 사역자 및 순교자의소리를 방문하는 탈북민들에게 무료로 지급될 예정이다. 북한선교를 하지 않지만 조선어 성경에 관심이 있다면 기부금을 내고 받을 수 있다.

한편, 순교자의소리는 조선어 연대기 성경, 남북 대조 성경, 북한어 이야기 성경 등을 출판하며 북한의 성경 보급에 힘써왔다. 특히 북한어 이야기 성경은 북한주민이 흥미를 갖도록 성경을 이야기 형태로 푼 것으로 매년 4만권씩 풍선으로 날려 보낸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에서 신약과 창세기 감수를 맡은 허주 교수는 “종교개혁은 성경의 재발견으로부터 시작됐다. 바른 교회와 바른 복음 운동은 철저히 바른 성경으로부터 나온다”면서 “이번 작업을 통해 북한주민들이 평소 얻기 힘들었던 신학적 정보를 얻고 지하교회 성도들의 복음에 대한 이해가 더 온전해지리라 믿는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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