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예견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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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견된 재앙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8.23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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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동에 이어 살충제 계란으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적 논리에만 급급한 채 밀폐되고 좁은 케이지 안에 닭을 키우고, 저렴한 계란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유통방법을 선호한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닭들은 흙 목욕을 통해 자기 몸에 붙은 이를 제거해야 하는데, A4 용지 한 장 크기도 안 되는 좁은 케이지 안에서는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닭들에게 뿌려진 살충제는 닭이 먹게 되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게 된다. 많은 사육 닭은 좁은 우리 안에서 갇힌 채 날갯짓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항생제를 맞으며 평생 알만 낳다가 죽어간다. 그 안에서 닭이 받는 스트레스는 닭이 낳는 알에 고스란히 축적될 수밖에 없다. 그 닭이 낳은 알을 먹는 사람이 받게 될 영향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편리한 유통과정을 거쳐 싼 가격으로 먹거리를 공급할 방법을 찾다보니, 그 부작용은 인간이 고스란히 안고가야 할 상황이 됐다. 생명을 그저 알을 낳는 기계 정도로 취급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공장식 사육방식의 폐단은 살충제 계란뿐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에 걸쳐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4,000만 마리에 가까운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다. 이렇듯 감금식 사육 방법은 동물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도 친환경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하는 곳에서만큼은 비껴갔다. 자연통풍이 가능한 넓은 곳에서 마음껏 닭이 뛰어놀 수 있는 계사를 만들고, 먹이도 유전자변형 옥수수 사료가 아닌 친환경 농장에서 생산된 곡물을 먹여 문제가 될 한 여지 자체를 없앤 것이다.

자꾸만 쉽고 빠른 것만을 추구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쉽고 빠른 길만을 고집하다보면, 언젠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인공적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를 보전하고 지키려는 크리스천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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