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단체 ‘한기연’ 창립 “하나됨의 역사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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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단체 ‘한기연’ 창립 “하나됨의 역사 이뤘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8.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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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창립총회 개최, 46개 교단 참여…12월까지 임시체제 운영

한국교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마침내 통합하고 ‘가칭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을 창립했다.

▲ 한교총과 한교연이 한기연으로 통합하고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46개 교단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12월 첫째 주까지 임시체제로 가동된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는 46개 교단이 참여한 가운데 ‘한기연’ 창립총회가 개최됐다. 최근까지 정관안 협상과정에서 진통을 거듭했던 양측이지만, 지난 11일과 14일 각각 정관안을 승인하면서 단체 통합을 결정했다.

한기연은 올해 12월 첫 주 열릴 제1회 정기총회 때까지 임시체제로 가동될 예정이다.
사실 그간 과정에서 한교총과 한교연 통합에 대한 성사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때가 많았다. 한 교단 관계자는 “창립총회 개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기적”이라고 할 정도다. 

한기연 창립 전 과정을 지켜본 예장 대신 이종승 총회장은 창립총회 경과보고에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서 하나가 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복음 전파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축하를 전했다. 
이 총회장은 통합 추진이 무산될 위기 때마다 “한국교회가 하나 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무조건 9월 정기총회 전에는 새로운 연합사역이 출범해야 한다”면서 산파 역할을 자처해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은 “하나님께서 이미 허락하셨는데 우리가 미루다 이제야 창립을 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 이제는 하나 되는 것을 잘 지켜 더 놀라운 역사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분열의 역사를 거듭하면서 교회와 세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하나된 가운데 대정부, 대사회 관계를 바로 세우고 교회를 위해서도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동서남북 큰 교회, 작은 교회가 하나돼 한기연을 창립했다. 다시는 분열하고 돌아서는 일이 없이 대부흥의 물결을 다시 일으키는 역사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기연, 올 12월까지 4인 대표체제
창립총회에서는 12월까지 4인 임시 대표회장 체제로 가기로 결정했다. 임시 대표회장에는 예장 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 예장 합동 총회장 김선규 목사, 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명구 목사를 인준했으며, 임시 사무총장에는 예장 합동 총무 김창수 목사를 선임했다.

한기연은 별도 법인을 만드는 대신 기존 한교연 법인을 사용하기로 했으며, 법인 재편 전까지 서울 대치동 예장 합동 총회본부를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날 정관도 처음 공개됐다. 총회 참석자들은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이 미비했던 점을 고려해 정관을 임시보고로 받고, 미비점을 보완한 후 12월 정기총회에서 최종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정관의 골자를 보면 대표회장 선거에는 현직 총회장뿐 아니라 총회장 역임자도 가능하도록 했다. 창립총회 전에는 현직 총회장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 증경총회장도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2011년 한기총 7·7개혁정관을 모범으로 교단순번제가 적용됐다. 교단 규모에 따라 ‘가’군(5천 교회 초과), ‘나’군(5천 교회 이하 1001교회 초과), ‘다’군(1천 교회 이하) 규모로 구분해 ‘가-나-가-나-가-다’ 순으로 대표회장이 선출된다.

특히 과거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금권선거 등 부작용을 고려해 대표회장 선거를 치르는 대신 상임회장단이 추천하고 인선위원회를 거쳐 총회에서 확정되는 선출구조를 만들었다.

상임위원회는 1천교회 이상 교단의 총회장과 1천 교회 이하 총회장 중 5명, 단체협의회 대표 1명이 맡는다. 정관에서는 상임위원회 수는 줄여 단체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고, 자문기구 형식의 원로회의를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한기연 안착을 위한 과제는?
한기연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실질적으로 연합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향후 4개월이 매우 중요하다. 

당장은 오는 9월 정기총회에서 한기연 참여에 대한 인준이 이뤄져야 한다. 예장 대신, 통합, 합동 등 여러 주요 교단들은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연합기관 통합을 결의하고 관련 사항을 임원회에 위임했다. 당시에는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과 관련된 사항이었던 만큼 ‘한기연’이라는 새 변수가 정기총회에서 받아들여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오는 12월 첫째 주까지 정관의 세부내용을 가다듬고, 법인이사 조정, 직원승계 여부 등 법인 재편 과정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예장 고신총회의 경우, 한기연 창립 직전 참여를 보류했다. 효율성 있는 연합기관을 만들겠다고 했던 한교총의 당초 취지와 멀어졌다는 이유에서 예장 고신은 참여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한기연 임원회의 경우 지나치게 비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회장, 상임회장, 기타 임원에 더해 회원교단 총회장 전원이 공동회장 자격으로 임원회에 포함됐다. 임원회 인원은 50여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이었던 법인이사 수도 15~30명으로 규정돼 폭이 크다. 총회장을 지낸 인사의 대표회장 출마는 상임회장단 추천이 있다 하더라도 물밑 과열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어 보인다. 

지켜봐야 할 또 다른 부분은 한기총과 통합 추진이다. 한기연 창립은 한기총과 한교연 창립을 목표로 하다가 나온 결과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한교총과 한교연 통합 합의사항에도 한기총이 정상화 될 경우 한기총과 통합을 추진한다는 조항이 있다. 

한기총은 24일 법원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기하성 총회장 이영훈 목사를 대신할 대표회장을 선출한다. 여전히 이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한기총이 정상화될지 여부는 어떤 후보자가 되든 장담할 수는 없다. 
향후 통합추진의 핵심은 이단성 논란을 일축할 만큼 한기총이 내부 회원권 정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것이 가능해야 한기연과 통합 추진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한교총과 한교연 통합 추진에 적극 관여했던 이영훈 목사와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유관재 목사가 한기연 창립총회에 불참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하성과 기침이 한기연 공식참여를 보류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기총 주축인 양 교단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지켜본 후 행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교단장이 지지하는 인사가 당선될 경우 한기연과 통합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기총 내 이단정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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