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선교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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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선교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10.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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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연구원, ‘4차 산업혁명과 선교혁신’ 연구보고서 발표
▲ 한국선교문화원은 1년 5개월 연구를 거쳐 '4차 산업혁명과 선교혁신' 보고서를 지난 12일 발표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용어 ‘4차 산업혁명’. 불과 2년이 채 안됐지만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미칠 영향에 대해 전망하고 기대하며 우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IT 기반 위에 디지털, 바이오, 오프라인 등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며, 그 변화의 속도는 기존 산업혁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급진적이다. 

인공지능부터, 로봇공학, 증강현실, 자율주행차, 빅테이터, 사물인터넷 등 기술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융합돼 우리 생활 곳곳으로 파고들 것이다. 

미래 전문가들은 당간 조만간 직업의 종류가 격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에서는 2020년까지 7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방위적 변화가 오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을 선교계는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한국선교연구원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선교분야에 어떠한 혁신을 가져올지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1년 5개월 동안 40건이 넘는 국내외 문헌을 조사하고 174명 선교사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4개국 현장조사와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거쳐 나온 보고서이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선교분야 미래 대응전략을 수립해갈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선교사들은 혁신가였다”
한국선교연구원(원장:문상철)이 지난 1월 발표한 ‘4차 산업 관련 선교사들의 인식조사’에서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6%에 지나지 않았다. 용어조차 들어보지 못한 선교사는 26.8%에 달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접한 응답자의 78.8%는 “4차 산업이 선교영역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대부분 선교사들은 “기계가 선교사 역할의 본질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문상철 원장은 “한국 선교 사역자들은 선교혁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선교적 변화와 영향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술적 급변이 선교사역 본질을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결과”라고 설문결과를 분석했다.    

하지만 선교사역 본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 진 몰라도 4차 산업혁명으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면 선교사역의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문상철 원장은 “선교 역사는 지리와 언어, 문화, 제도적 장벽을 넘어서 초월적 복음을 전한 것이었으며 위대한 선교사들은 혁신가였다”면서 “4차 산업혁명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세워가야 한다”고 한국교회와 선교계를 향해 제안했다. 

문 원장의 설명처럼 실제 혁신적 선교사들은 당시대 기술을 최대한 활용했다. 로마제국이 구축한 도로와 항만을 활용해 폭넓은 순회사역을 한 사도바울, 인쇄술을 이용해 성경을 번역 출판하고 팀사역의 극대화와 선교 현대화를 이룬 윌러엄 캐리, 본국 이사회 중심에서 현지 선교사 중심으로 전환해 선교구조 혁신을 꾀한 허드슨 테일러가 당대 기술을 최대한 활용했다. 항공선교회(MAF)를 설립한 월터 헤론, 선교지에서 지금도 전파를 활용해 복음을 송출하고 있는 방송선교사  등도 마찬가지이다. 

“혁신은 기독교의 DNA, 선교의 핵심역량”
한국선교연구원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선교혁신을 이루기 위한 종합지침을 제안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구 소련에서 독립해 국가혁신을 이룬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대한 연구, 올해 4~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인터스트리 4.0 서밋 & 엑스포’ 참관, 기술분야와 선교분야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제안을 구성한 점도 색달랐다. 

특히 연구보고서에서는 발트 3국 중 에스토니아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자주적 민족성’과 ‘탄력성 있는 문화’, ‘균형 리더십’, ‘일관된 개방정책’ 등에 주목했으며, 인터스트리 4.0 서밋 & 엑스포를 참관하며 제조업 분야가 ‘표준화’, ‘시스템 통합’, ‘공동체 협업’, ‘데이터 축적’,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 등 혁신을 위해 변화하는 요소들을 소개했다. 

주요 제안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선교계가 사역적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가 혁신 비전과 철학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하며, 그것을 구성원들에게 교육하도록 권면하고 있다. 또 교회나 선교단체가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표준화된 시스템, 특히 정보시스템을 잘 구축해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매체를 활용한 전도 및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포괄적 시각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협업을 추진해야 하며, 이밖에 행정업무 전문화, 기계와 소프트웨어의 효율적 사용 등을 제안하고 있다. 

기술과 매체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위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하고 연구개발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연구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더 구체적인 시사점은 앞선 설문조사에서 선교사들이 4차 산업혁명이 선교사역 본질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했다 할지라도 “선교사들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혁신의 과제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문상철 원장은 “혁신은 기독교의 DNA 중 하나이며 선교의 핵심역량 중 하나”라며 “큰 폭과 깊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상황화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미래 사역에 준비한 적극적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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