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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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
  • 임석순 목사
  • 승인 2017.12.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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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의 행보가 연일 주목받고 있다.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소말리아 해적의 총에 맞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이름이 알려졌다가 금세 잊혔던 이 교수는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가 지난 7일 ‘포용과 도전’ 조찬세미나 초청강연을 통해 “환자를 데리고 쇼를 한다”는 험담과 비난을 받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주류다. 저는 아덴만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며 토로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연말 행사처럼 진행되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종종 방송 매체에 “누가 얼마의 기부금을 내셨다”는 내용이 올라올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저렇게 드러내고 할 거면 난 안 한다.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나눔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들의 논리로 이 교수를 쇼맨십이라고 비난하지만 아무도 그의 역할을 감당하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성도들이 어떤 태도로 나눌 때 예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사역을 하셨는지 보면 된다. 이사야 42장 1절-4절에 보면 ‘나의 종’ 즉, 예수님을 보라고 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역 하실 모습에 대해 말씀하신다.

첫째, 예수님은 자기 과시나 자기 증명이 없으셨다(2절). 사람들의 인정과 칭송을 얻기 위한 외침이 없으셨다. 겸손하고 온유하게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둘째, 그는 힘으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지 않으셨다(3절). 오히려 상한 갈대조차 꺾지 않으심으로 모든 권세와 능력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가장 약한 자가 되셔서 약한 자를 돌보시며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 가셨다. 미천한 자라도 절대 멸시하지 않으시고 긍휼로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이루어가셨다. 셋째,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는 낙담하지 않고 인내로 정의를 이루어 내셨다.

그리고 이어지는 5절-8절의 말씀을 통해 바로 이런 예수님을 보라고 하시는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말씀하신다. 그분은 모든 권세와 주권을 가지신 창조의 하나님이신데 그가 나를 통하여 아무도 하나님을 아는 자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자들의 눈을 밝히고, 자유를 주며, 흑암에서 나오게 하시겠다고 하신다. 이것을 나누는 것이 성도의 책임이다. 나를 통해 천국이 나누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것을 통해서만 영광과 찬송을 받으신다고 하신다. 하나님은 나를 통해 이것을 반드시 성취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8절).

연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웃들을 돌아보고 나눌 기회를 주셨다. 평소에 꾸준히 섬기고 나눌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일 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이런 기회를 주심에도 진정성을 논하면서 ‘일회성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등의 고상한 이유를 들어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나눔은 나누는 자의 만족과 진심보다는 그 나눔이 꼭 필요한 사람의 필요가 채워짐이 목적이다. 올해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긍휼한 마음으로 나누라는 말씀에 겸손히 순종함으로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성도들로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남의 진정성을 논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예수님을 닮은 순종의 자리에 있기를 축복한다. 성도들을 통해 단지 물질적 나눔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나누어지고 풍성하게 흘러가는 따뜻한 연말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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