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아내에게 편지 쓰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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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아내에게 편지 쓰다(1)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2.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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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종교개혁사 ⑳

루터의 아내 카타리나 폰 보라(Katharina von Bora)는 작센지방의 귀족 가문에서 1499년 1월 29일 태어났다. 수녀였던 그녀는 1517년 종교개혁이 일어나자, 루터의 글을 읽고 1523년 고난주간에 11명의 수녀와 함께 수녀원을 뛰쳐나왔다. 비텐베르크대학교 교수 카스퍼 글라츠의 프러포즈도 거절한 그녀는 16세 연상의 루터와 결혼하여 21년 동안 함께 했다. 1546년 루터가 세상을 떠난 후, 무서운 흑사병을 피해 비텐베르크를 탈출한 그녀는 토르가우를 향하는 중 사고를 입어 결국 1552년 12월 20일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사람들은 카타리나를 루터의 강력한 동료, 좋은 사업가, 훌륭한 아내, 헌신적인 어머니로 묘사한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1529년 10월 4일 아내에게 첫 편지를 썼다. 1525년 6월 13일 결혼했으니, 4년 만에 아내에게 쓴 편지이다. 이를 시작으로 루터는 아내에게 종종 편지를 보냈다. 1530년 2회, 1532년, 1534년, 1537년, 1540년, 1541년 그리고 1545년에 각 1회를, 1540년 4회, 1546년 1월에 1회, 2월에 집중적으로 5회 보냈다. 루터가 1546년 2월 18일 세상을 떠났으니, 1546년 1월과 2월에 아내에게 보낸 6회의 편지는 그의 유언과 같다 하겠다. 루터는 1546년 2월 14일 생애 마지막 편지를 썼는데, 한 통은 아내에게 다른 한 통은 그의 평생의 동역자요, 후계자인 멜란히톤에게 보냈다. 

1529년 10월 마부르크에서 루터가 아내에게 보낸 첫 편지는 시작이 평범하지 않다. “비텐베르크의 선생이며 설교자, 나의 친밀하고 사랑하는 주인장 카타리나 루터에게.” 특이하게도 루터가 아내를 ‘사랑하는 주’(Lieber Herr)로 부른다는 사실이다. 종이 주인을 부를 때 쓰는 말로 루터가 아내를 그토록 존경했다는 의미라 하겠다. 루터는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 등과 마부르크에서 이뤄진 성찬을 주제로 한 저명한 신학논쟁을 아내에게 전한다. “우리의 친절한 마부르크 담화는 잘 끝났소. 거의 모든 점에서 일치를 보았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들이 성찬의 빵을 보통 빵으로 주장하며, 그 빵에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임재 한다고 고백한 점이요.”

백작께서 어떻게라도 형제와 그리스도의 지체들과 일치를 보려했지만, 결국 하나 되지 못했음을 루터는 말한다. 루터는 아내에게 폼머에게 소식을 전해줄 것을 부탁한다. “최고의 논쟁이 이루어졌음에도, 츠빙글리는 하나의 구체적 장소 없이 몸이 존재할 수 없기에, 빵 안에 그리스도의 몸이 존재할 수 없다. 외콜람파드는 성례는 그리스도의 몸의 표징이라 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눈을 멀게 하여, 그들은 아무 것도 제시할 수 없게 하셨구나! 라고 나는 생각했소. 나의 많은 노력에도 어쩔 수 없었소.” 

루터는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성주처럼 맑은 정신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있다고 전한다. 루터는 편지의 말미에 아빠로서 어린 자녀들을 토끼 등 애칭으로 부르며 뽀뽀해 줄 것을 요구한다. 루터는 편지의 마지막에 자신을 소개하는데, 그가 얼마나 아내와 자녀들을 깊이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1529년 프랜시스의 날에, 너희들의 기쁜 종 마르틴누스 루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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