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회 내 성폭력 문제 '정책적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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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교회 내 성폭력 문제 '정책적 대응' 주목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2.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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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임원회 원칙 수립...가해자 ‘법대로’, 피해자 ‘보호우선’
교단 첫 노회원 예방 교육제도 시행, 피해사례 매뉴얼 제작도 추진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 내 성폭력 문제 역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예장 통합총회(총회장:최기학 목사)가 교회 내 성폭력 문제에 정책적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교회 교단 가운데 정책적 차원에서 첫 대응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합총회 임원회는 지난 20일 제102-6차 회의를 갖고 교회 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단 차원의 대응원칙을 수립했다.

임원회는 가해자의 경우 관계 법률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교단 차원에서 피해자를 최우선 보호하는 가운데 상담 등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장기적으로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교단 내 확대하며, 사례별 세부 매뉴얼 제작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통합 총회는 이미 지난해 9월 제102회 정기총회에서 ‘목회자 및 교회 직원의 성적 비행 예방을 위한 의무교육 및 교육과정 개발 연구위원회’ 설치를 결의해 가동을 시작했다.

총회 대의원들이 결의함에 따라 국내선교부 주관으로 이달부터 ‘교회 내 성폭력 예방’ 의무교육을 노회원에게 실시하기 시작했으며, 교육대상은 교단 산하 67개 노회, 8,984개 교회를 대상으로 격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성폭력 예방 세미나를 수료한 사람들에게는 총회장 명의 수료증이 전달되며 노회별로 2~3명 전문가를 육성해 노회 자체적인 의무교육 기반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최기학 총회장은 “우리 총회는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최우선해서 보호하고 가해자는 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전문적인 상담기관을 파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매뉴얼 작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소관 부서에 지시했다.

지난 19~20일에는 서울 종로구 총회본부에서는 첫 예방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홍인종 교수가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과정 필요성 이해’, 김은혜 교수가 ‘그리스도인의 성윤리 정립을 위한 이론적 토대’,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홍보연 목사가 ‘성폭력 개념과 예방, 대처방안’, 문화선교연구원장 백광훈 목사가 ‘한국 사회 성문화와 교회의 건강한 성 이해’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홍인종 교수는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교단과 교계 차원의 일관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폭력이 재발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 차원뿐 아니라 제도적 차원에 강력한 제재가 따라야 하며, 목회자를 포함한 모든 성도가 교인들과 관계에서 말씀대로 성결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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