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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교회가 하나’로 꾸려가는 행복한 교회학교

기사승인 [1437호] 2018.05.15  10: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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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쓰는 개척행전(8) 일산 좋은우리교회 장상태 목사

교회 속 교회로 개척 후 지역에 자리매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고 생각했다. 교회가 수평 이동으로 성장하고, 거리낌 없이 교인들을 빼앗아 오는 시대에 몇몇 교회가 연합으로 교회학교(주일학교)를 운영한다는 이야기였다. 궁금했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밖에 없었다.

일산이라고는 하지만 파주에 가까운 탄현역으로 마중 나온 장상태 목사를 만나 교회로 갔지만, 좋은우리교회는 찾을 수 없었다. “교회 안에 교회가 있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상가 건물에 씨앗교회가 있는데, 그 교회 안에 교회가 있다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 씨앗교회의 존재를 모르는 기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좋은우리교회를 품은 그 교회마저 굳이 ‘여기 교회가 있다’고 알리는 교회는 아니었다.

▲ 좋은우리교회 장상태 목사가 주일 오후에 인도하는 연합 교회학교. 좋은우리교회와 씨앗교회, 일산 제자교회가 함께 한다. <사진 제공: 좋은우리교회>

# 함께 공부하는 공동체 교회

경기도 고양시 일산 덕이동 좋은우리교회는 씨앗교회의 주일 예배가 끝난 오후 3시, 그 빈 예배당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아니 그보다 30분 일찍 교회학교는 떠들썩하게 그 존재감을 먼저 알린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들을 수 없었던 아이들의 달뜬 목소리로 예배당이 꽉 채워지면 교회학교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모두 좋은우리교회 아이들은 아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 교회학교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세 교회가 뭉쳤다. 좋은우리교회와 씨앗교회, 일산 제자교회.

연합하기 전까지 이들 세 교회는 여느 교회들처럼 교회학교가 없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교회였다. 좋은우리교회 3명, 씨앗교회 5명, 일산 제자교회 2명. 세 교회가 모여도 10여 명이다. 이러다 보니 교회학교를 운영하기도, 그렇다고 그냥 두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거기다 세 교회 모두 소속 교단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였다. 좋은우리교회는 예장 합동, 씨앗교회는 순복음, 일산 제자교회는 고신. 신학과 교리가 다른 것은 당연했다.

▲ 장 목사는 개척을 고민하거나 개척 초기 목회자들에게 “교회 안에만 있지 말고 동네를 돌아다니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세 교회 목회자들은 만났고, 연합 교회학교가 탄생했다. ‘그나마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을 뺏기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내 교회’를 고집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교회였고, 우리 아이들이었다. 교단의 벽은 소요리문답 공부로 넘었다. 만나서 고민하고 이야기한 끝에 소요리문답을 가르치기로 했다. 그리고 함께 하는 공동체가 됐다.

“주일 오후 2시 30분부터 50분까지 세 교회 어린이들이 모입니다. 그러나 예배라고 하지는 않고 ‘유초등부 성경탐구시간’이라고 합니다. 이 때 소요리문답으로 가르치는데, 교단이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연합 교회학교는 학년 구분 없이 운영된다. 아직 담임 교사도 없다. 그래서 장 목사가 기꺼이 교사가 됐다.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교회 간의 벽이 없었고 금세 친해졌다.

# 네 교회의 경계를 허물다

교회가 만나고 힘을 모으는 것은 교회학교의 범위를 넘어선다. 한 교회가 더 동행한다. 교회 근처에 있는 카페 교회 뚜벅이교회다. 이들 네 교회는 송구영신, 부활절, 성탄절 등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상황이면 어김 없이 연합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교회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된다.

지난 해 성탄절 때 네 교회가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때 드린 헌금은 상가 건물에서 청소를 하는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사서 전달했다. 올해 부활절 예배 때 헌금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생리대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헌금이 60만 원 정도였는데,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씨앗교회의 제안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기로 했어요. 현재 16명 정도가 요청한 상태인데, 이메일(jangsstt@naver.com, leekyuwon@hotmail.com, kangnamivf@hanmail.net)로 신청하면 무조건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어려울 것 같았던 일들, 안 될 것 같았던 세 교회의 교회학교가 하나가 되고, 네 교회가 연합으로 예배를 드리며, 마음을 모아 하나의 일을 이루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내 것을 고집하는 욕심과 경계의 벽을 허물고 함께라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믿음으로 가능했다.

▲ 장상태 목사가 개척하기 전부터 실시했던 파라솔 미니스트리.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사진 제공: 좋은우리교회>

# 길거리 목회 – 파라솔 미니스트리

장 목사는 이곳에 교회를 개척하기 전인 2016년 6월, 분당 야탑역에서 ‘파라솔 미니스트리’를 시작했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말 그대로 파라솔 목회다. 거리에 파라솔을 치고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목회, 길거리 목회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목회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목회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듣는 봉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2년 동안 고시공부에 실패하고 자살을 시도한 사람, 가출한 사람,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 왕따로 고민하는 초등학생, 종교가 필요한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외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했다는 겁니다. 별다른 해결책을 준 것도 아닌데 말이죠.”

파라솔은 여러 역할을 했다. 고민만 듣는 게 아니었다. 버스 노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노선을 알려주는 곳이었고, 인근의 동네며 길까지 안내하는 따뜻한 사랑방이었다. 장 목사의 파라솔 미니스트리는 지리에 서툴거나 초행길인 사람들에게는 뜻밖의 큰 선물이었다.

장 목사는 이러면서 ‘거리의 교회도 된다’고 생각했다. 파라솔 미니스트리에 대한 목회자들의 관심도 많았다. 대전과 서울 대방동, 인천에 파라솔 미니스트리 사역을 하는 목회자가 생기기도 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그냥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길거리에 파라솔을 펴고 듣기만 했을 뿐인데, 참 놀라운 일들과 위로가 많았습니다. 사역은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죠.”

장 목사는 멀쩡한 귀와 마음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 파라솔 미니스트리 사역이며, 은퇴한 목회자들이 연속성을 갖고 계속해서 목회할 수 있는 대안적 사역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환영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철수하라고도 했고, 쫓겨 다니면서 야탑역, 정발산역, 화정역 등을 전전하기도 했다.

▲ 좋은우리교회는 지난 13일 예배 후 교인과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미니 올림픽을 열고 행복한 주일을 보냈다. 왼쪽이 장상태 목사. <사진 제공: 좋은우리교회>

# ‘소그룹 묵상반’ 과정 운영

교회 속 교회 좋은우리교회는 지난 3월, 개척 후 처음으로 소그룹 묵상반 초급과정 1기를 시작했다. 튤립교리반, 소요리반, 성경반 등 8개의 훈련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현재 5명이 참여한다. 장 목사는 “이 모임과 훈련을 통해 말씀이 우리 마음과 생각의 동기와 뿌리까지 볼 수 있게 인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연합 교회학교는 지금까지 일곱 번 정도 모였다. 어려운 출발이었지만 장 목사는 “연합 교회학교가 교회학교가 없는 작은 개척 교회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교사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담임목사가 교회학교에 관심을 갖고 매주 5분씩이라도 직접 가르쳐야 된다”며 담임목사의 관심과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했다.

개척을 고민하거나 개척 초기 목회자들에게 “교회 안에만 있지 말고 동네를 돌아다니라”고 장 목사는 조언한다. 우리 교회가 어떻게 사역하는지를 동네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고, 접촉점을 만들어 지역과 소통하는 코드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동네에 자리 잡았으면, 건물 1층에 파라솔을 펴고 일부러라도 앉아 있어 보세요. 파라솔을 치면 그곳이 지역과 소통하는 장소가 됩니다. 거기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게 되고 소통의 코드를 발견할 수 있는 거죠.”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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