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한반도…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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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반도…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6.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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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국교회 대북지원 과제
▲ 한반도 녹색평화운동협의회와 원그린코리아무브먼트가 지난 2014년 방북해 두만강 유역에 10만 그류 묘목을 심었을 당시 모습. 사진제공=KGPM

4월 27일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리에 치러지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특히 1953년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수장들이 회담 테이블에 처음 마주앉고, 첫 합의문서를 맞교환 한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북미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합의문은 한반도 정세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약속했고, 김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것이 그 시작이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핫라인까지 개설했다는 사실을 이미 공개했고, 우리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반도 주변국들도 속내는 다르지만, 종전선언에는 긍정적이어서 현재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내주었다는 비판도 존재하고, 그간 역사에서 보듯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북한이 양지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는 것만큼은 무척이나 다행이며, 곧 민간차원에서 남북교류가 활성화 될 것이어서 한국교회 차원에서 이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민간협력 활성화 전망
 대북지원단체, 북한 여러 창구로 실무논의 중
“지속 가능하고, 연계된 대북지원 사업 필요”

남북 민간교류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은 북한과 민간교류 차원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남한 내 단체들이 물류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어도 이를 거절할 정도로 자존심을 내세웠던 북한이지만, 최근에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바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여러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에서 확인한 결과 북한과 실무접촉 일정을 확정해 놓은 곳이 상당수였다. 다만 구체적인 추진사업과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길 꺼려했다. 

복수의 단체 관계자들은 “북한과 사업을 추진할 때 언론에 미리 일정이 공개되면 논의했던 바를 번복하는 경우가 많아 아직은 세부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면서 “조만간 직접 접촉한 후 사업이 확정되면 내용을 발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건설하다 남국관계 악화로 중단된 평양 조용기심장병원을 9월 내 완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2억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달라고도 요청해 둔 상태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은 이같은 북한의 요청사항을 접수했고, 이영훈 목사가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 협력사업으로 제안해 각 교단들도 동참하기로 결의됐다. 

북한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해온 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의회(KGPM)와 원그린코리아무브먼트(OGKM),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는 북한나무심기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준비에 돌입해 둔 상황이다. 

대북교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평통연대 윤은주 사무총장은 “경제제재가 풀리기 전에 한국교회는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사업경험과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북한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고 누구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추진해야 할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파트너로서 북한 또는 북한교회를 어떤 시선에 바라봐야 할지도 이제는 이야기되어야 할 때이다. 서독 교회의 경우 사회주의 아래 있는 동독 교회의 특성을 인정하면서,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서독 교회 내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있기 했지만, 결국 동독교회와 교류는 독일 통일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동독교회가 동독 정부의 반체제 활동이 근간이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지금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같은 차원에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지금 한국교회가 가만 있을 순 없다. 

예장 대신 남북위원장 주도홍 목사는 “남북한과 동서독의 정세와 교회의 역할은 차이가 있지만, 독일교회는 실천하는 교회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교회는 북한을 향한 순수한 인도주의적 사랑 실천이 복음의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지금 실천 가능한 일들을 먼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 대북지원 방식도 변해야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한국교회의 관심은 무척이나 컸다. 참여도도 높았으며, 사업도 다양했다. 하지만 우후죽순 산개된 사업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중복지원을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 지금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교회 교단과 단체들이 대화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대북지원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나이스피플 박현석 사무총장은 “이제 밀가루를 지원하는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통일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사업들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군사적 전용가능성이 없는 사업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사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국 시군구에 우리나라의 보건소와 같은 의료시설이 지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의료사업은 당장 북한 주민들 특히 취약계층에게 지원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매력적이다. 

한 때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추진했던 젖염소 보내기 운동과 같은 사업도 주민 공동체의 건강과 경제력을 살리는 차원에서 전개됐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요구된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1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사회 빌드 업(Build-Up)하는 사업을 한국교회가 추진해야 한다”며 “이제는 교회가 단독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시민단체와 협력해 연계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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