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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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의 뿌리: 67조 해설(1523년)19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11.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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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묵언 기도와 찬양 

44조, 45조 그리고 46조에서 츠빙글리는 바른 기도와 찬양에 대해 말한다. 특이하게도 츠빙글리는 소리 내어 하는 기도와 찬양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하나님께 영과 진리로 하는 기도를 진정한 기도로 강조한다. 구약에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세와 한나를 모범으로 제시하며, 특별한 장소가 아닌 모든 장소에서 성령과 진리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 역시 영과 진리로 드리는 기도를 가르쳤다. 

“우리는 작은 방으로 가서 문을 닫고, 아무도 모르게 하늘 아버지에게 부르짖어야 합니다. 모든 기도를 공개적으로 하려는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비판했던 위선자들과 똑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위선자들처럼 그들의 상을 이미 받았습니다. ... 자신의 행동을 세상에 보이려는 사람은 위선자들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은 바로 위선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414)    

기도를 향한 입장과 다르지 않게, 소리 내어 부르는 찬양을 츠빙글리는 동의하지 않는다. 츠빙글리는 “유대인처럼 목소리가 아니라, 작은 방에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는 찬양을 주장하며, “시편을 웅얼거리고 외우는 대신에 읽고 해석”하기를 원한다. 찬양을 향한 츠빙글리의 입장은 독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16세기 당시 교회 찬양대의 웅얼거리거나 빽빽거리는 라틴어 시편 찬송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근거한다 할 것이다. 츠빙글리는 당시 찬양의 문제를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한 사람도 이해하지 못한다. 둘째, 찬양대 구성원 본인들도 “노래 부르고 있는 시편의 한 구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성경적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   
 
46조는 큰 소리로 부르는 찬양을 오직 보상을 얻기 위한 것으로 평가 절하한다. 그들이 원하는 보상은 명예와 물질이다. 츠빙글리는 그러한 찬양을 미끼로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 모으는 일과 비싼 돈을 주고받는 행위를 정죄한다. 기도와 찬양은 그 대상이 하나님이기에 하나님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것을 츠빙글리는 강조한다. 만약 기도와 찬양의 대상이 사람이 되면, 불순한 것이 끼어들기에 이를 엄격히 멀리할 것을 츠빙글리는 내 세운다.

“우리가 큰 소리로 시끄럽게 떠드는 가운데서 기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정말 반이성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곳에서 우리 기도는 말과 마음으로 오래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짧고 빨리 지나가 버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내면의 깊은 자세와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기도를 오래할 수 있습니다. 성가대 찬양이 없음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금까지 올바른 기도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진정한 기도를 체험했다면, 그들은 사람들이 웅얼거리는 노래 소리로 자신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성가대 찬양이 없을 경우, 그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어린이 같은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이 부르는 노래의 뜻도 모르면서, 노래 부르기와 듣기를 좋아하는 것은 어린이 같은 사람들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2』,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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