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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고통 시달리는 자녀들…‘좋은 교사’가 곧 복음의 통로입니다”

기사승인 [1464호] 2018.12.07  09: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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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삶으로 모범 보이는 기독 교사들의 구심점 역할
수업·생활지도의 전문성 확보 및 교육의 본질 회복 추구

▲ '좋은교사운동'의 김영식(사진 왼쪽)·김정태(사진 오른쪽) 공동대표.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왕따와 학교폭력, 사교육 부담,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 교권추락 등 여러 난제를 안고 있다. 전인교육의 장이 돼야 할 교실이 붕괴하면서 ‘교육개혁’의 시급성에도 경종이 울렸다. 이런 가운데 무려 20년 전부터 비슷한 고민을 품고 올바른 교육현장 만들기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교육계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고 있는, 현직 크리스천 교사들이 의기투합한 비영리단체 ‘좋은교사운동’이 바로 그 모임이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신앙과 인격적 자질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 특히 자녀들이 하루 대부분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만큼 다음세대를 복음으로 책임지려는 교사들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교사’ 한 명을 통해 수많은 아이들이 성경적 가치관을 배우고 때로는 변화된 삶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공동대표를 만나 오늘날 기독교사의 역할 및 좋은교사운동의 비전을 들어봤다.

현장교사들의 자발적 운동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을 살리고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을 섬기기 위해 1995년 결성된 ‘기독교사연합’에서 태동됐다. 기윤실교사모임·기독교사회·성서교육회·기학연교육연구모임 등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4개의 기독교사 단체들은 손을 잡고 서로의 사역을 공유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1998년 제1회 기독교사대회를 개최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고백하면서도 본이 되는 교사’가 될 것을 다짐하고 학교 복음화 수업·생활지도의 전문성 확보 교육혁신 추구 등의 사명을 확인했다.

또 각지에 흩어져 있는 크리스천 교사들의 구심점이 돼야겠다고 판단, 마침내 2000년 좋은교사운동을 발족하고 제2회 대회를 기점으로 본격 활동에 나섰다. 현재 12개 회원단체를 두고 있으며 5,000여명의 교사가 회원으로 소속돼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 선교단체 출신 교사들이 적게는 10명 많게는 200명 정도 규모의 단체를 이뤄 따로따로 사역했죠. 그러나 이러한 모임들이 보다 실질적인 운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국 교사들이 지혜를 합쳐야 했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결코 몇몇 교사들이 이끌어가는 운동이 아닙니다.”

이렇게 똘똘 뭉친 이들은 우선 그릇된 교직문화를 성찰했다. 당시 도를 넘는 체벌과 촌지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하면, 이를 외면한 채 오로지 한 아이를 교회로 데려가는 ‘전도’에만 책무를 한정짓는 기독교사가 적지 않았다. “모든 교육문제가 교사의 잘못 때문인 건 아니지만, 최소한 그런 경우에 대해선 교사가 학부모·학생에게 용서를 구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전도·양육은 물론이고 삶과 신앙이 일치하는 ‘총체적 복음’을 전하려는 결단이 필요한 거죠. ‘우리 선생님은 무언가 다르다’는 걸 느낄 때 비로소 진짜 영혼구원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 좋은교사대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교육개혁’ 이끄는 실천적 발걸음
좋은교사운동은 ‘진리·사랑·정의·회복’ 네 가지 핵심가치를 추구한다. 예수님, 즉 진리 위에 굳게 서서 선포하는 교사, 따뜻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품는 교사, 정의로운 양심을 가진 교사,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애쓰는 교사가 되겠다는 결단이다. “오늘날 학교 밖 청소년이 6만 명에 육박하지만 마땅한 대응책은 없습니다. ‘좋은 교사’로서 기독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건 당연하지만 진정 학교를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면 근본적으로 교육환경의 변화를 꾀하는 실천적 행동이 수반돼야 하죠. 그게 정의고 회복입니다.”

전국적으로 160여개에 달하는 ‘지역별 소그룹 모임’은 바로 이 실천적 행동의 첫걸음이다. 이곳에 자리한 30~40명의 교사들은 서로의 교육철학을 공유한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각자 학급에서 적용해본 결과를 나눈다. 교사와 학부모·학생 간 신뢰를 쌓고자 학기 초 진행하는 가정방문캠페인은 그 일환이다. 가정환경을 세심히 살핀 선생님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남모르게 일대일 결연을 맺어 1년간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기도 한다. 학대·방임에 노출된 아이들이 입학 시기를 놓치는 불상사도 막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아이들에 대해 한탄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들 속으로 들어가자는 취지입니다. 어렵사리 자신의 가정을 개방한 아이들은 깊은 대화를 통해 결국 마음의 문을 열죠.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던 학부모들도 촌지나 선물, 저녁식사, 음식, 음료수 등은 일체 받지 않는다는 교사들의 편지를 사전에 받고나면 한결 편하게 받아들입니다. 동시에 그 열성에 놀라고 차츰 교사를 믿게 돼요. 그러다 보면 좋은 시선으로만 보지 않던 동료 교사들도 하나 둘 참여하더라고요.”

좋은교사운동은 격년으로 ‘기독교사대회’를 개최해 교사들의 영적 재충전도 도모한다. 3박4일 동안 수천 명의 교사들은 당면한 교육문제를 놓고 기도하는 한편, 다양한 주제 강의와 연수를 통해 소명을 확인하고 영육 간 쉼을 누린다. “좋은 교사의 개념은 저마다 다릅니다.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죠. 다만 시간이 갈수록 훌륭한 교사가 되겠다던 초심을 잊고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위로를 얻어 다시 새 힘으로 달려가게끔 도와야 합니다. 기독교사대회는 정서적 고갈을 말씀으로 채워주는 에너지 발전소와 같습니다.”

그동안 숱한 결실도 맺었다. 동료를 따라 우연히 참석한 비기독교사가 감동을 받아 전도 됐는가 하면 이들 사이에서 전문모임이나 캠페인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모임’, ‘협동학습연구회’, ‘기독국어교사 모임’ 등이 그 예다. 기존에 강압이나 협박, 수치심에 기반 한 생활지도 대신 대화나 역할놀이로 갈등상황을 풀어가는 ‘회복적 생활교육’도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무조건적 처벌보다 공감과 이해력, 책임감을 길러가고 있다.

▲ 2018 기독교사대회에서는 '보이는 라디오 샘샘샘'이란 이름으로 교사들의 고충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돼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자녀들의 ‘교육고통’에 주목하다
한편 좋은교사운동은 우리사회 참된 교육문화를 조성하고자 법률·정책 등을 적극 제안하고 비판해왔다. 학원 심야교습,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각종 교육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거나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최근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에 참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성공의 기준을 명문대학교에 두는 기복적 신앙에서 벗어나 재능과 은사를 활용해 진로를 찾는 방향으로 입시병폐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때로는 정치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좋은교사운동이 주목하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고통’입니다. 교사의 이익을 내려놓고, 철저히 약하고 소외된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자는 것이죠. 우리가 대입공론화에 참여한 이유도 과도한 입시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예요. 이는 어느 한 선생님 혼자 힘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반대로 과거 교원단체들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교원평가제를 찬성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떠한 이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실사구시 입장에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죠.”

덕분에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을 새롭게 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귀중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공교육에서 다음세대를 향한 선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베푸는 ‘좋은 교사’는 곧 복음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명 한 명 좋은 교사를 잘 세워가는 것이 좋은교사운동의 핵심이죠. 교직사회 및 교육제도의 과오를 바로 잡아나간다면 분명 한국교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건강한 교회는 건강하게 자라난 그리스도인들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김수연 기자 ksy@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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