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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삶의 가치 전달하는 장례예배 돼야”

기사승인 [1474호] 2019.02.25  22: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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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목회세미나, 바른 장례예배 설교 방안 논의

# A씨는 얼마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를 치렀다. 평소 권사 직분을 맡아 교회에서 헌신했던 조모였기에 장례 역시 당연히 기독교식으로 치러졌다. 예배를 통해 성도들과 함께 고인을 기억하고 천국 소망을 나누면서 위로를 얻었다. 그런데 이내 피로감 또한 밀려왔다. 예배가 많아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장례식 첫날 드려진 예배부터 입관·매장 등 장례 절차에 앞서 드려진 예배, 그리고 친지들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조문할 때마다 드려진 예배까지 어림잡아도 6번이 넘는 예배를 드린 듯 했다는 것. 애도와 위로의 시간이었던 예배는 점점 의무적으로 치러야 할 행사나 절차처럼 느껴졌다.

 

비단 A씨의 사례만은 아니다. 기독교식으로 치러지는 장례의 대부분이 이런 흐름으로 진행된다. 고인을 기억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예배가 드려지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다. 하지만 입관예배와 화장예배, 매장예배 등 각 순서마다 드려지는 예배의 진행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친지들의 교회에서 조문하며 드려지는 예배의 경우 설교자가 고인에 대해 모른 채로 말씀을 전한다. 기독교식 장례 예배, 이대로 좋은 걸까.

지난 18일부터 20일 한국기독교연구소가 개최한 예수목회세미나에서는 이런 기독교 장례 절차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장례예배에서 전해지는 설교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었다. 연세대 교목실장 한인철 목사는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장례예배 설교가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지 다른 목회자들에게 나눴다.

고인을 아는 것부터 설교의 시작

한인철 목사는 고인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장례예배 설교가 전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례예배 설교는 고인의 가치 있는 삶을 소개하고 살아있는 이들이 이 삶을 이어가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한 목사의 경우 장례식 첫날 밤 유족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고인의 삶에 대해 전해 듣는다. 유족들을 만나는 것은 장례 절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5명 이내가 적당하다. 혹은 고인을 잘 아는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고인이 만약 세간에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면 고인에 대한 기록이 담긴 글과 영상을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조사한 자료는 설교에서 고인의 삶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는데 활용된다.

 

고인의 삶을 기억하는 설교

그렇다면 설교는 어떻게 구성돼야 할까. 한 목사는 장례예배 설교에 담겨야 할 요소들을 소개하면서 “준비된 시간에 따라 모든 것을 다룰 순 없겠지만 장례예배 설교의 본질과 목적을 생각하며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교는 먼저 고인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고인의 가족관계와 유가족을 소개하고 위로를 전한다. 만약 사망 전후 소개할 미담이 있는 경우 간략하게 전하는 것도 좋다.

이어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고인의 삶을 소개한다. 고인이 생전 남겼던 행적들과 성품을 통해 고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인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말씀 한 구절로 고인의 삶을 요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말해야 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해 힘들지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천국 소망을 전한다. 마지막으로는 고인의 삶을 유족과 지인들이 계승할 것을 주문하고 이것이 고인을 편히 보내드리는 길임을 주지시킨다.

 

허례허식보다 의미에 집중을

세미나에서는 장례예배 설교 외에도 기독교식 장례절차에 대한 고민들이 논의됐다. 세미나에 선 장례식이나 결혼식 절차가 하나님 안에서 경건한 행사로 치러지기보다 상업적 형태로 변질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의미에 집중하기보다 드리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는 장례 예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목회자는 “입관예배, 하관예배, 매장예배 등 다양한 절차마다 예배가 드려지지만 설교의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 허례허식을 제거하고 장례예배의 의미와 본질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한인철 목사는 “장례가 치러지는 3일은 쉼 없이 바쁘게 흘러가 슬픔과 의미를 느낄 새가 없다”면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40일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가족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서 고인을 기억하는 예배를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 예수목회세미나에서 바람직한 장례예배와 설교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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