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도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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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도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5.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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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61)

“목사도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부천에 있는 기둥교회 원로이신 고용봉 목사님이 인천 신현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김요한 목사님에게 하신 말씀이랍니다.

김 목사님은 같은 차를 타고 이동 중에 뜬금없이 고용봉 목사님이 예전 자신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면서, “목사도 축복을 받아야 해요. 복을 받는 성경적인 길을 성도들에게 알려주고, 복 받으라고 설교만 하면 되는 게 아니에요. 목사 자신도 복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시곤, “목사가 축복을 받는 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그 목사를 도와 줄 사람들이 많은 게 그 목사가 복을 받은 증거랍니다”라 하셨다 하구요.
제가 부교역자로 두 번째 시무했던, 지금은 의정부에 있는 성만교회의 한용준 목사님과 마지막 식사자리였습니다. 개척하기 전 한 목사님이 식사를 사주시며 “이 목사는 인복이 많아 평생 그것만 뜯어 먹고도 살 걸?” 하셨던 기억이 있거든요.

창립 26주년이 된 지금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모든 게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척자금을 이리저리 도와준다던 친척들의 도움도 거절하고 정말 어렵게 상가 3층 39평에서 시작한 교회. 매달 헌금은 100만원 정도인데 나가야 할 돈은 임대료 포함 300만원이나 되었습니다. 

그마저도 앞 상가에는 웅변학원을 한다며 다른 교회가 40여명을 이끌고 들어왔고, 거의 1년을  3층 복도를 사이에 두고 두 교회가 있어야 했습니다. 

아내와 두 딸과 개척한 교회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있노라면 왜 그렇게 제 자신이 작아 보이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마냥 목회가 좋았습니다.

30대 초반에 개척한 목사가 목회를 알면, 뭘 얼마나 알겠습니까? 그래도 목회가 좋고, 교회 강단에 있는 게 좋았습니다. 

상가 3층, 엘리베이터도 없는 그 교회를 성도들이 하나 둘 찾기 시작하더니 5월에 시작한 교회가 그해 말쯤에는 70여명이 되었구요. 그 초창기에 등록한 성도들도 거의 대부분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교회와 함께 하는 분들로 자리매김 해 주셨습니다.

성도들이 차츰 늘어나며 개척 초기 성도들과 함께할 시간도 없어지고, 때론 반년이 지나도 말 한번 못한 형편이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감당해온 대부분 사역들을, 좀 더 유능한 성도들이 오면 비켜주고, 밀려나면서도, 우리 곁에서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있어 오셨구요.

정말! 꼭 그 때에, 적합하게, 적시에~~ 주님은 필요한 일꾼들을 보내주셔서, 상가 39평에서 지하 184평으로, 대지 300평에 건평 650평의 건물로, 다시 484평에 1,400여평의 교회를 건축하고, 우리 나름대로 행복하게 26년의 세월을 지내오게 하셨습니다.

언젠가 아내가 그러더군요. “목사님은 지금보다 세월이 더 가면 갈수록 좋은 분들이 더 많이 목사님을 도와주실 거예요”라구요.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성격도 모나고, 급하고, 뭐 특별히 드러낼 만한 스펙 하나 없는 저 같은 목회자가 이렇게 행복하게 목회할 수 있는 건 ‘주님의 축복’이, ‘만남의 은총’이 제게 있기 때문이구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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