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신앙’ 북돋아야 교회학교 미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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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신앙’ 북돋아야 교회학교 미래가 있어
  • 이인창·정하라 기자
  • 승인 2019.05.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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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아 점검해본 교회학교 교사 실태

전문성과 열성 부족 고민하는 교회학교 교사들
‘다음세대 신앙교육’, 통합적 교육인식 필요해
작은교회 주일학교에 훈련된 교사 지원 요청도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지난 2015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육부서 교역자와 교사들은 ‘교사로 섬기는데 가장 어려운 이유’에 대해 ‘교사로서 전문성 부족’(28.3%)과 ‘열성 부족’(25.7%), ‘개인적인 시간 부족’(21.4%) 을 손꼽았다. 몇 년이 더 지났지만 교회학교 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필요한 어려움은 아직까지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헌신된 교사로 준비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교회와 교단이 무엇 인가 해야 할 시점이다. 1970~80년대 교회가 부흥하는 근간에는 교회학교의 부흥이 있었던 것처럼 헌신된 교사를 양성하지 않으면 교회학교의 미래는 어둡다.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담임목회자와 부교역자, 교사 등은 교회학교 신앙교육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후퇴하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특히 교회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좀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요 교단의 교회학교 통계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더한다. 예장 통합총회는 2009년 중고등부 학생이 약 20만 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12만 6천여 명으로 감소했다. 무려 35.4%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청소년 2015년 2만1천여 명에서 3년 만에 4천명이 감소한 1만7천여 명이었다. 교세 통계라도 파악하고 있는 교단은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 다음세대들이 교회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통계청 종교인구 통계를 보면 10년 전에 비해 무종교인 비중이 종교인보다 처음으로 더 많아졌다. 특히 10~19세 인구를 보면 ‘종교가 없다’는 청소년이 56.1%로 ‘있다’는 청소년 43.9%보다 크게 앞섰다.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헌신된 교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교회 차원에서는 교회학교 교사를 구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세대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교사들은 교회 안에 늘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열정을 북돋우기 위해서는 변화된 신앙교육의 접근과 가치관이 요구된다.

▲ 부곡교회는 주일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매년 상·하반기 교사세미나와 교사대학을 실시해 교사가 전문성을 기르며 사명감을 가지고 교회학교를 섬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사진:부곡교회 제공)

“교사훈련 받겠다” 10명 중 9명 이상

예장 통합총회 교육자원부가 교단 내 교회학교 교사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사훈련(교육) 기회가 주어진 다면 받을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무려 92.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 다면 적극적으로 참여 할 의지가 분명히 있다. 또 교육을 받고 싶은 기관에 대해 물었을 때 ‘총회 전문기관’이 38.3%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소속 교회에서’가 29.3%, ‘노회 혹은 지역단위 연합으로’가 28.1% 선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교회학교 교사들이 소진되지 않기 위해 오히려 더 훈련을 받고 싶어한다는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바람을 반영해 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단 사례를 살펴봤다. 예장 합동총회는 온오프라인으로 교회학교 교사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특히 웹사이트 ‘총회교육닷컴’(총회교육.com/g5/)에서 주일학교 교사교육 영상을 제공하고, 공과시연 인터넷 강의, 계절별 공과 인터넷 강의 등이 제공된다. 주일학교 교사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주일학교 교사통신대학’도 2년 간의 커리큘럼 과정으로 운영되며, 전국 노회 지도자와 교사를 위한 지도자 컨퍼런스와 총회주일학교연합회가 주관하는 ‘주일학교 교사강습회’도 진행된다.

예장 통합총회는 올해부터 온라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GPL 플러스’ 공과교육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년 ‘총회교사교육 지도자 세미나’를 제공해 전국 노회와 교회에서 교사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강사들을 배출하고 있다. 통합총회 역시 전국 노회를 위한 ‘여름 기독교교육 지도자 세미나’ 등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교단에서 체계적인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교회들은 교사 수급에서 한계를 드러내곤 한다. 서울신대 유재덕 교수는 “신학대나 각 교단 교육담당 부서가 교육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며, “교회학교가 느끼는 현재의 어려움은 총체적인 문제로 다각도의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진 교수는 “교단 차원에서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교회에서 실시해 교회 구성원 전체가 양육구조를 갖는다면 보다 쉽게 교사요원이 재생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앙교육이 없다면 교사를 모집하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신앙교육은 모두가 하는 것”

교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들의 경우 교회학교 부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고 교사들의 만족도도 높다. 부곡교회(담임:진영화 목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교회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세미나와 교사대학을 2박 3일의 일정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회교육 전문강사를 분야별로 초빙해 강의를 듣고,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교사 간의 친목과 하나 됨을 도모 한다.

중등부를 맡고 있는 이종주 교사는 “중등부 교사의 경우 30여명의 교사가 교육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헌신된 교사들이 더 늘고 있는 것 같다. 참여 열기도 매우 높아지고 있 다”고 설명했다. 대구대흥교회(담임:정명철 목사)는 주일학교와 제자비전아카데미, 유아학교, 지역 사회 연계교육 등 교회가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토요학교와 아트스쿨, 방과후스쿨, 썸머스쿨 등 교회-가정-학교가 연계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역을 위해서는 잘 양성된 교사들이 필수이다. 교회는 전 교인 중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교사의 역할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교회는 ‘교사제자훈련’을 꾸준히 열며 교사들을 가르치는 선교사로 육성하고 있다. 정명철 담임목사는 “교사들은 제자훈련을 통해 가르치는 선교사라는 사명으로 기독교적 교육방법으로 다음세대를 교육하고 있다. 철저한 제자훈련이 주일학교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교사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교회들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교회들이 연합하는 교사교육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작은 교회들이 교육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과 협력도 요청되고 있다. 부천수정교회 김태규 목사는 “작은 교회 들은 교육을 접목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교회 학교를 잘 운영하고 있는 교회에서 중소형 교회를 위해 잘 훈련된 교사들을 일정 기간 파송해주면 사역정신과 노하우를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기존 교회학교 중심의 신앙교육에서 이제는 교회와 가정, 학교가 연계하는 통합적 교육 필요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신대 박상진 교수는 “주일학교 교육의 근본 패러다임을 주일학교와 교사라는 구조에서 벗 어나 가정에서 먼저 부모가 영적 교사로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교회는 자녀의 신앙교육 주체는 부모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교회학교 교사가 돕는 역할을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또 “교회 안에서 청년들이 필수적으로 교사로 섬기는 일이 자연스럽게 여겨져야 하며, 청년부와 교육부가 대립하는 구조가 아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인턴과 정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교사 발굴을 위한 인식전환도 요청했다.

서울신대 유재덕 교수는 “교사가 부족한 대다수 교회 현실에서 ‘교단-교회-신학대’ 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교회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정에서 부모교육을 함께 병행하는 연계교육을 통해 교사교육의 역할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교회학교 교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규모의 양적 교육보다는 소수 인원이라도 내실 있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교회교육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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