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에 대적하는 목자
목자는 마음대로 전쟁을 일으키려는 군주를 꾸짖어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는 전쟁을 막아야 한다. 목자는 모든 악을 대적해야 한다.
츠빙글리는 예언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 권력자들과 세상 악한 자들과의 영원한 싸움을 보는데, 그렇다면 목자는 이들의 악을 언제든지 고발하고 마땅히 책망해야 한다.(사1:23) 예언자 아모스 역시 그들을 “살찐 소”라고 부르며 책망했다.(암4:1) 세례 요한 역시 헤롯왕을 책망했고, 결국 목 베임을 받아 처형당했다. 이처럼 목자는 악한 지도자를 대항하여 싸우되 그가 변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츠빙글리는 권력자들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뽑은 공무원을 “목자”라 부르며, 목자와의 파트너십을 언급한다. “정부가 목자의 일을 도와준다면, 힘든 짐들을 평화롭게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는 목숨을 걸고 시도해야 하며, 그는 그 어떤 다른 도움이나 구원을 기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도움과 구원을 기대해야 합니다. 돌보는 일과 저항하는 일은 목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I』, 328-329) 목자가 세상 권력과 싸울 때 훌륭한 장비가 있는데, 그리스도가 그의 제자들을 위해서 준비한 ‘그리스도의 무기고’이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파송할 때 주었던 말씀 마태 10:7-10, 마가 6:7-13, 누가 9:1-6; 10:4-7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오직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것이다.
거룩한 사랑의 목자
목자의 덕목 중 가장 앞선 것은 사랑이다. 거룩한 사랑은 목자를 교만에서 멀어지게 한다. 사랑의 목자가 되기 위해 늘 하나님 안에 살고 하나님을 불러야 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요일4:16)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고귀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고, 소명의 목자로 부르셨기 때문이다.(요6:44)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이 목자를 감동시키며 그때야 비로소 목자는 기꺼이 자신을 부정하며, 권력자들 앞에서 체포당하고 고문당하고, 거짓으로 고소당하며, 기꺼이 죽음에 자기 몸을 내맡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결코 흔들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츠빙글리 저작 선집 I』, 336)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목자
바른 목자는 세상에서 그 어떤 보상도 기대하지 않는다. 믿음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보상이다. 종은 보상을 기대하나, 아들은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자유롭지 못한 종들처럼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집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아들은 ‘그리스도의 상속자’(롬8:17)로서 오직 아버지 하나님의 영광만을 추구한다. 거짓 목자는 매우 논쟁적이고 오직 교황에게 충성심을 보이는 자들이며, 돈을 탐하고, 교부들의 말을 순종하라고 강조하면서, 큰 부를 쌓고, 진정한 회개와 참회에는 관심이 없는 자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