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갖춘 교회가 영혼구원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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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갖춘 교회가 영혼구원도 할 수 있습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8.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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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교회 저런 목회 ④ 신생명나무교회 장헌일 목사
▲ 정치권 복음화에 헌신했던 장헌일 목사는 이제 지역사회에서 노인복지와 청년복지를 위해 뛰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을 13년 동안 맡았던 그가 3년 전 돌연 목회를 시작했다.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교계를 주름잡던 장헌일 장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목사 호칭이 어색하다. 하지만 이제는 목회자로서 누구보다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교회와 정치 간 가교 역할을 했던 그는 지금 마포 골목에서 교회를 개척해 청년과 노인 목회 사역으로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광주에서 지역의원 3선을 하고 국회 진출을 고민하고 있을 때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성경적 세계관으로 정치를 해보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당시 어려움이 있던 국가조찬기도회로 부르셨어요.”

그 때가 부르심이었다. 하지만 신학을 시작한 것은 수년이 흘러서였다. 영혼구원을 했느냐는 하나님의 음성은 늘 강하게 마음에 다가왔고, 결국 목사안수를 받게 됐다. 어머니 기도가 이뤄져 4남 1녀 형제 중 세 번째 목회자가 배출된 것이기도 했다.

기자가 찾아간 날, 신생명나무교회 1층은 어르신들이 막 식사를 마치고 식탁을 정리하고 있었다.

개척 직후 장헌일 목사는 마포구청에 ‘엘드림노인대학’을 등록하고 급식시설부터 갖췄다. 서울에 왔을 때 처음 살았던 대흥동, 아현동, 염리동 일대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사역이 필요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어르신들이 갈 데가 많지 않으니까 아침 7시면 오십니다. 근처에는 경로당도 없어요. 새벽기도를 마치자마자 교회 문을 열어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장헌일 목사가 왕성한 교계 활동 중에도 복지사역에 꾸준히 참여해온 것도 목회 방향이 됐다. 노숙인 급식사역을 해온 사단법인 ‘해돋는마을’에서 이사장과 이사, 감사로 17년이나 활동했다. 목사안수를 받고 첫 설교도 새벽에 서울역 급식소에서 전했다.

▲ 신생명나무교회는 매일 지역사회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장헌일 목사는 부족한 가운데 채우는 하나님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하루 평균 60명 노인들이 찾아온다는데, 개척교회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역시 끼니마다 간당간당하다는 것, 그럼에도 하나님이 필요에 늘 채워주신다는 답이 돌아왔다.

치매예방 프로그램, 건강 콘서트, 스포츠 교육, 웃음치료, 그림치료, 수제품 만들기 등 커리큘럼이 대단하다. 더구나 대학 교수진을 비롯해 배우 임동진 목사, 최선자 권사 등 연예인들까지 정기적으로 강의한다. 장헌일 목사가 쌓아온 이력과 인맥이 지역노인들을 위해 발휘되고 있었다.

신한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최에스더 사모는 사단법인으로 설립한 NGO 월드뷰티핸즈와 엘드림노인대학 학장을 맡아 노인들을 섬기고 있다. 장수 사진을 찍어 드리고 메이크업과 네일아트도 한다. 뷰티에 관심 있는 지역 청소년들을 교육해 노인들을 섬기는 길도 열어주고 있다. 

“수요일 오전에는 지하 예배당이 늘 가득 찹니다. 안 믿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수요예배에 참석하면서 복음을 접하게 되고 영접도 하거든요. 알코올 중독자 분, 이단에 빠졌던 분도 회복됐습니다. 영혼구원을 해봤느냐는 하나님의 물음에 이제는 조금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생명나무교회 사역의 또 하나 중요한 방향은 청년사역이다. 노인사역과 청년사역이 수레바퀴처럼 교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8개 교회 청년들이 8주 과정을 거쳐 ‘청년크리스천리더스 아카데미’(YCLA)를 수료했다. 생명나무숲FC는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접점을 만드는 축구 사역이다.

장헌일 목사는 “여호수아를 닮는 것이 아니라 여호수아 뒤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늘 강조하고 있다.

장헌일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며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이 교회 옆 학교의 수위 아저씨와 편의점 주인이었다. 가장 가까운 이웃과 친해지고 섬겨야 지역을 위해서도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어르신들과 ‘클린마포실버자원봉사단’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마을 청소도 하고 있다. 장헌일 목사 자신도 주민자치위원회, 마포구 마을만들기 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교회가 섬길 수 있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곤 한다.

장헌일 목사는 “교회가 공공성과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영혼구원도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세상 깊숙이 찾아가서 빛의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했다.

신생명나무교회는 지난 7월초 노숙인을 섬겨온 신생교회와 통합한 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겠다는 의미에서 신사도행전 40일 새벽기도회를 열어왔다. 성도들은 “말씀과 기도와 찬양으로 거룩해지는 성도와 교회”라는 말씀에 따라 뜨거운 성령체험과 기도운동으로 진정한 연합을 이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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