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전도 여려움 겪는 성도…교회는 중요하다고 설교만
상태바
가족전도 여려움 겪는 성도…교회는 중요하다고 설교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8.22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2일 제1회 남산포럼 ‘교회 미출석 가족’ 주제로 개최

가족전도 도울 수 있는 실질적 프로그램·분위기 마련돼야

삶으로 보여주는 ‘자기희생’ 각오할 때 가족전도 가능해

▲ 22일 열린 제1회 남산포럼에서 정기묵 교수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발제하고 있다.

죽음 뒤에 영원한 삶과 하나님의 심판이 있음을 믿는 크리스천에게 가족전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가족전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단에서 말로만 강조할 뿐, 실질적인 도움과 프로그램은 빈약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선교교육재단은 지난 22일 신금호교회에서 ‘교회의 미출석 가족에 대한 신앙인의 자세’를 주제로 제1회 남산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믿지 않는 가족을 둔 신앙인들의 생각과 가족을 전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전개됐다.

 

성도들의 필요와 교회 도움 ‘괴리’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기묵 교수(장신대 선교신학)는 교회 미출석 가족을 둔 성도 2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족들 중에는 신앙생활 경험이 한 번도 없는 가족들보다 예전에 신앙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가지 않는, 소위 ‘가나안성도’의 비율(66.8%)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들의 경우 교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숫자(12명)보다 신앙생활을 하다 교회를 떠난 숫자(62명)가 월등히 높았다. 다음세대를 중심으로 가나안성도 현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는 가나안성도의 경우 다시 교회로 돌아올 가능성도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신앙생활 경험이 있는 가족들의 경우 기독교와 복음에 대해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비율(24.7%)이 불신자 가족(8.8%)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적대적이라고 답한 비율(21.4%)도 불신자 가족(38.8%)에 비해서는 비교적 낮았다.

정기묵 교수는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가족들이 주일에 무엇을 하는지 묻는 질문에 ‘집에서 휴식(38.9%)’이나 ‘개인 여가생활(20.2%)’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면서 “이는 교회가 이들의 시간을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꿔줄 수 있다면 전도의 가능성도 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성도들이 가족전도를 위해 가장 바라는 점은 가족들이 교회에 나와도 어색해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가족들이 교회에 나올 경우 고려할 요소로 ‘부담을 주지 않는 교회 문화(31.2%)’와 ‘따뜻하고 친절한 분위기(25.3%)’라는 대답이 절반을 넘었다. 가족을 전도하기 위해 교회에 가장 바라는 점도 ‘성도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30.6%)’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16.0%)’, ‘가족전도를 위한 성경공부나 프로그램(14.6%)’, ‘가족을 초대하는 문화 프로그램(12.3%)’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가족을 전도하고자 하는 성도들의 필요에 비해 교회의 프로그램은 다소 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믿지 않는 가족전도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은 ‘가족전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씀선포(35.0%)’나 ‘믿지 않는 가족을 위한 특별기도회(18.0%)’라고 답했다. ‘가족전도훈련’이나 ‘불신자 가족 초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는 각각 13.7%, 12.0%에 그쳤다.

정기묵 교수는 “성도들은 어떻게 가족을 전도할 수 있을지 교회에서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 가족전도를 위한 프로그램 진행과 따뜻하고 친절한 분위기 등 교회의 변화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작 교회에서 하는 일이라곤 가족전도가 중요하다고 설교하는 일이 대부분”이라면서 “가족전도가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어려움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삶으로 보여주는 전도 돼야

“부모가 독실한 신앙인임에도 자녀들은 교회 근처도 가기 싫어하는 가정을 많이 봤습니다. 교회에서는 신실한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이지만 정작 집에서는 참된 신앙인의 삶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가족에게 복음을 전할 땐 무엇보다 ‘삶으로 전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전도의 실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장경덕 목사(가나안교회 담임)는 가족전도에 있어 성도 본인의 삶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가족 내 영향력은 각 가족마다 모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향력”이라며 “믿는 성도부터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하고 신앙이 견고할 때 믿지 않는 가족에게도 건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 목사는 또 많은 성도들이 가족전도를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내 가족은 절대 전도가 안 된다’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셔서 전도 사역을 이뤄 가시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전도를 위해서는 복음과 전도 외의 것은 다 양보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전도의 목적도, 방법도, 결과도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도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의 희생이요, 십자가를 향해 가는 길”이라면서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자기희생을 할 각오가 돼 있다면 변화된 모습을 가장 많이 목격할 수 있는 가족전도가 오히려 다른 사람을 전도할 때 보다 쉬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