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탈북민에게 '경계문화의 장'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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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탈북민에게 '경계문화의 장' 제공해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8.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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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연구원-미래나눔재단 특별공동포럼 개최
▲ 한반도평화연구원과 미래나눔재단이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경계를 넘는 윤리:북한이탈주민의 탈경계와 윤리적 특징'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탈북 모자 아사 사건’으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윤덕룡 박사)과 미래나눔재단(이사장:허용준)이 ‘북한이탈주민의 탈경계와 윤리적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포럼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22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포럼에서 취지 설명에 나선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총장은 “한국사회가 분단을 이해할 때 그것이 단순한 단절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탈북 정착민을 이해할 때 그들이 안고 있는 ‘경계의 도덕 문제’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이 말하는 ‘경계의 도덕 문제’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북한에 있는 배우자를 두고 중혼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가짜 신분과 거짓 진술을 통한 제3국행, 기회주의적 관계 행동 등도 여기 해당한다. 윤 사무총장은 “이같은 행동들은 도움을 주려는 개인들을 위축시키며 심한 경우 환멸적 감정을 유발한다”며 “탈북민 본인들에게는 ‘도덕의 경계’를 성찰하게 하고 자신들이 놓인 특수 상황에서 스스로의 규범을 재정립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도덕의 경계’에 대한 성찰은 탈북민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반적인 남한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다. 가령 ‘중혼’의 문제는 봉건적 영향이 사라지지 않은 사회와 앞 세대 피난민들의 삶에서 이미 나타났던 것으로 이에 대한 도덕 규범이 개인들에게 잠재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정리되거나 공식화되지 않았다. 윤 사무총장은 “이제부터라도 탈북민들을 위해 이 부문을 개척한다면 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며 특히 “교회와 같은 보수적 집단”에서 이 일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남한이주국민(북한이탈주민)의 남한정착경험 분석과 시민의식 재정립 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부산교대 최병학 박사는 ‘경계문화의 장’으로서 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북한이탈주민의 중국 내의 이동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조선족 교회 혹은 한인 교회가 중국 내에서 북한주민이 잠시라도 체류할 수 있는 초국적 민족적 장이자 경계문화의 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의식 변화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북한이탈주민의 상당수가 종교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개신교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종교생활은 정착 연수가 오래될수록 줄어들었으며 대부분 개신교에서 이탈했다. 종교생활이 북한이탈주민의 의식에 큰 차이를 만들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종교의 교리에 대한 이해나 종교적 심성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삶의 어려움 속에서 위로도 받고, 사람들과 사귀며, 또 여러가지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한 다목적적인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교회가 상호문화주의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이주민들을 섬기고 사랑하는 환대의 윤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윤환철 사무총장과 최병학 박사 외에도 남북하나재단 신효숙 박사와 동국대 윤보영 박사, 숭실대 박신순 박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김상덕 박사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연세대학교 외과대학 전우택 교수와 코리아통합연구원 정지웅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현인애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포럼을 주최한 한반도평화연구원은 기독교정신에 기초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전과 전략, 정책대안을 연구 및 교육, 전파함으로써 교회와 한국사회 및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2007년 창립했다. 미래나눔재단은 지난 2009년 (주)녹십자의 허영섭 회장이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탈북자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2018년까지 연인원 364명에게 15억 2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각종 교육과 코칭, 상담 등에 4억 8천만원 등 총 19억 2천만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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