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앞장서 예방할 수 있는 곳은 교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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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앞장서 예방할 수 있는 곳은 교회뿐”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4.2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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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25일 ‘사회복지 현안 세미나’ 개최
“정책 중심의 예방은 한계, 공동체 살아있는 교회가 대안”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는 지난 25일 ‘고독사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는 지난 25일 ‘고독사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연평균 8.8%나 증가할 정도로 최근 5년간 고독사 발생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경각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의하면 2021년 한해에만 3,378명이나 홀로 임종을 맞이해야 했다.

예장 통합총회(총회장:김의식 목사) 사회봉사부(부장:박귀환 목사)는 지난 2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고독사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108회기 사회복지 현안 포럼을 개최하고 대안 모색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고독사! 그 현장에 가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김현섭 대표는 특수청소 전문가로 고독사한 사람들의 흔적을 지우는 일을 하고 있다. 포럼에서 김 대표는 현장 사진을 통해 고독사 현장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김현섭 대표는 “고독사 현장에서 고인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읽을 수 있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체납 고지서다. 임대료나 관리비 체납 고지서가 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업 실패, 투자 실패, 실직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 홀로 쓸쓸히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고독사 예방은 정책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동체는 교회인 것 같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에 교회가 힘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회적 취약계층 돌봄사업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오픈도어 박민선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고독사 요인을 경쟁문화,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 해체, 수도권 집중 현상, 비혼, 만혼, 가족 해체 등으로 인한 1인 가구의 증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이사장 역시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지상명령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고독사 예방 사역을 앞장서고 있는 현장 사례도 소개됐다.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에서 노인 고독사 예방 사역을 하고 있는 신생명나무교회 장헌일 목사는 “우리나라에 이슈가 되었던 고독사 현장 근처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었지만, 고독사를 막지 못했다”며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이미 많은 복지 분야에서 헌신하고 있지만, 이 시대에 맞는 고독사 예방 사역에까지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흥동의 경우 전체 주민 64%가 1인 가구로, 국내 동 단위 행정구역 중 비중이 가장 높다. 더구나 65세 이상 주민이 약 20%인데, 이 가운데 100여 가구가 쪽방촌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다.

장헌일 목사는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이 고독사 위험군이라 판단해 이 곳을 중심으로 사역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들의 우울감 해소와 사회적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엘드림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장헌일 목사는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가장 큰 두 가지 문제 ‘결식’과 ‘외로움’을 엘드림노인대학을 통해 해결했다”며 “노인대학 프로그램 후 식사를 제공하고,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외로움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노력의 결과 지자체도 고독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종교밖에 없다는 인식이 갖게 되면서, 지역 내 종교협의회까지 구성해 고독사를 막기 위한 ‘생명지킴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독사 문제해결 방법은 간단하다”고 강조한 장헌일 목사는 “고독사 위험군의 자존감 회복과 인간관계망을 형성이 중요하다. 외로움과 단절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방문과 확인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목사는 “올해 국회에서 ‘지역돌봄보장법’이 통과해서 시범운영 중이다. 2026년 3월이 되면 중앙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교회가 먼저 나서 종교협의회를 구성하고 노인, 아동에 대한 돌봄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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