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갈릴리를 다스리던 헤롯 로마의 앞잡이 자처하며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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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갈릴리를 다스리던 헤롯 로마의 앞잡이 자처하며 충성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4.04.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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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54)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 헤롯 대왕 시대
(주전 37년~주전 4년)

이스라엘에 대한 로마의 유화정책은 주전 40년에 끝이 났습니다. 로마가 팔레스타인 지역에도 착취의 손을 뻗기로 한 것입니다. 그때 로마는 과두정치 체제로서 두 사람의 황제 즉 안토니우스(Antonius)와 옥타비아누스(Octavianus)가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와 연애를 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고, 옥타비아누스는 나중에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한 후 혼자 황제로 옹립되어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Augustus) 즉 ‘존엄자’라는 칭호를 얻은 자입니다.

로마는 팔레스타인을 착취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마는 지혜로운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지금처럼 유대인들에게 자치를 허용해 주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그들을 착취하는 그런 방법이었습니다. 즉 꼭두각시 왕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누구를 꼭두각시 왕으로 세우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갈릴리 지역에서는 헤롯이라고 하는 젊은이가 그곳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줄리어스 시저에 의해 임명을 받아 주전 47~37년까지 갈릴리를 다스렸습니다. 그런데 로마가 자신들의 앞잡이 노릇을 해 줄 왕을 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그에게 들렸습니다. 헤롯은 자신이 그 일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겨울이었습니다. 지중해는 겨울이 되면 파도가 높기 때문에 배들이 항해를 하지 않습니다. 성경에 보면 가끔 항구에서 ‘겨울을 지낸다’ 혹은 ‘겨울을 난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개역한글판에서는 ‘과동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항구가 겨울을 지내기에 불편하므로 … ”(행 27:12. 참고, 행 28:11) 이것은 사도 바울이 배를 타고 전도여행을 다니다가 겨울이 되어 배가 다니지 않게 되면 어떤 한 도시에 머물면서 겨울을 보낸다는 뜻입니다.

헤롯은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지금 로마로 가느냐 아니면 갈릴리에 남아 있느냐 하는 결단입니다. 봄이 되어 뱃길이 다 풀린 후 로마로 간다면 자신이 왕이 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후보자들이 황제를 만난 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헤롯은 그냥 항해를 강행하기도 결정합니다. 로마 황제는 겨울에 자신을 찾아온 헤롯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갈릴리에서 로마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인데 목숨을 걸고 겨울 바다를 항해하여 로마까지 왔다는 것은 어쨌든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로마 황제는 헤롯에게 만족하여 그를 팔레스타인 지역의 왕으로 임명합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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