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다는 것은 기초가 없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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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다는 것은 기초가 없는 인생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4.04.16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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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27) -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호 4:6)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하나님을 아는 것은 지식을 넘은 관계의 문제입니다. 하나님과의 오랜 동행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교감이 없이 하나님에 ‘관해’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은 하나님과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관해 많은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을 뵈온 조상들의 경험과 전승을 물려받았고,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받았으며, 자신들의 눈앞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경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중 수많은 이들은 하나님께 삶을 드려 복종할 줄 몰랐고, 하나님의 품성을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백성으로 자부하면서도 하나님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삶을 사는 이들은 사실상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호세아가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갖지 못했다고 꾸짖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여호와께서 이 땅 주민과 논쟁하시나니 이 땅에는 진실도 없고 인애도 없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없고 오직 저주와 속임과 살인과 도둑질과 간음뿐이요 포악하여 피가 피를 뒤이음이라”(4:1~2)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다는 것은 단지 지식의 스펙트럼에서 한 대역이 빠져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기초가 놓이지 않은 인생, 그 무엇도 제대로 이룰 수 없는 허상을 따르다 망하는 길을 걷는다는 의미입니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네가 내 하나님의 율법을 잊었으니 나도 네 자녀들을 잊어버리리라”(4:6) 참으로 무서운 말씀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죄인에게 긍휼을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죄인에게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께서 그분을 아는 지식을 버리는 죄에 대해서는 그토록 엄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칼빈은 제네바 요리문답서의 첫 문항을 “사람의 제일된 목적이 무엇인가?”로 잡고,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 17:3)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지식과 지성으로 연구해 밝혀낼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한하신 하나님, 절대자이신 하나님께서 당신을 낮추어 우리에게 스스로를 열어 보이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도무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하나님을 바라고 찾는 마음을 넣어주셨지만, 일그러진 인간의 종교심은 하나님 대신 의지하고 섬길 대상을 찾고 만들어냅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로마 문명의 정점에 있던 아테네에서 복음을 전하다 탄식했던 것도, ‘알지 못하는 신’을 만들고 그 앞에 제사를 드리는 그들의 행태 때문이었습니다.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심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행 17:22~23) 호세아 시대의 사마리아나 바울 당시의 아테네는 수많은 사람이 동경하고 몰려들던 문화와 지성의 중심지였습니다. 세상에서는 부족할 것이 없었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참다운 지식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 9:10)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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