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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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이니?
  •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담임)
  • 승인 2024.04.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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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91)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며칠 전 새벽기도 시간이었습니다. 기도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은 아닌데, 제 심령 깊은 곳에서 “이제 끝이니?”하는 물음이 들려왔습니다.
사실 얼마 전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스스로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일 년 중 4월에 열리는 정기노회는 새로 노회장님을 선출하는 제일 큰 모임인데요. 해마다 우리 노회는 우리 교회에서 4월 정기노회를 진행해 왔구요. 이번에도 4월 23일 화요일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코로나 3년간은 모임 후 식사를 함께하지 못해 참석한 목사님들께 10만 원씩 점심 식사비와 도서비를 조금 넣어 드렸구요. 올해부터 식사도 가능하기에 도서비 드리는 건 됐지 싶었거든요. ‘식사도 대접하고 도서비도 드리면 어떨까?’, ‘우리 장로님들과 의논할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아직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거든요.
“이제 끝이니?” 하는 물음은 그날 새벽 뜬금없이 제 안에서 들리는 음성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목회하는 목사님들에게 이런 기회에 도서비 조금 드리는 게 그렇게 힘드니?”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저는 그 물음에 마음으로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 했습니다.
그날이 마침 선거일이었구요. 영아부가 육아에 지친 부모님들에게 좋은 시간 가지라고, 투표 후 설레는 자유를 만끽하라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육아해방일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영아부 교사들의 헌신으로 부모들은 너무너무 좋아했고, 제 큰딸도 20개월짜리 딸을 맡겨놓곤 너무 좋다며 공주처럼 꾸미고 나왔더라구요.
영아부 교사들을 위해 또 점심을 준비해 주신 권사님들이 계셨구요. 앉아서 같이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교회 유리창 청소한다고 집사님 부부가 나와서 “여기 앉아 밥 먹으라”고 제 앞에 앉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하는데 앉자마자 아내 되는 집사님이 “목사님~~ 이제 우리 십일조 잘 드리고 있어요~” 했습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 말을 하더라구요.
그동안 경영학을 전공한 남편은 아내 핍박도 하고, 계산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 자기 혼자 힘들게 신앙의 길로 들어선 지 얼마 안되는 성도였습니다. 그날 새벽에 있었던 이야기를 부부에게 그냥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헤어지자마자 그 부부가 천만 원을 헌금했더라구요. 목사님들 섬기고 싶다구요. 참~! 놀랄 일입니다.
정말 주님은 시퍼렇게 살아계시구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넘치게 역사하시는 분이 분명합니다. ‘거룩한 바보’란, 이럴 때 쓰는 단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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