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치 권력 잡으려 애쓰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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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정치 권력 잡으려 애쓰지 말아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4.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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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20일 토론회 열고 개신교의 올바른 정치 태도 논의

탄핵 이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배종석·정병오·정현구)은 ‘새로운 시대와 국민통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20일 서울 신촌로 평화다방에서 열린 토론회는 정병오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자문위원장 손봉호 석좌교수(고신대)와 청어람 양희송 대표, 청년 및 목회자들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양희송 대표는 세월호 사건과 탄핵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살폈다. 양희송 대표는 “개신교의 정치참여는 해방 이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고비마다 개신교가 정치적 동원 대상으로 여러 번 활용됐으며, 부정선거나 불법선거에 연루되기도 했고, 반면 진보적 교회들은 민주화운동 등에 투신하거나 반정부 투쟁에 나선 역사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어 “그러나 교회 자체가 사회문제나 정치적 사안의 최전방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많다”며 “교회 구성원들의 정치적 소신은 각각 차이점을 보이며, 이를 모으는 작업은 매우 서툴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칙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주는 것이 훨씬 좋다”고 제시했다.

정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을 두고 논쟁을 벌이거나 여론을 모으며 행동에 나서는 역할은 교회가 아닌 기독시민운동 영역에서 나서주는 게 전문성의 문제, 지속성의 차원에서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것이 양희송 대표의 의견이다.

손봉호 교수 역시 “한국교회 내에서 진보와 보수로 가르는 이념이 사라져야 한다”며 “이 둘은 서로 상대적이며 객관적이지 못하다. 서로를 적으로 여기게 만드는 이념은 사라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그리스도인이 이념을 절대화하는 것은 우상숭배다. 절대적인 것은 성경뿐”이라며 “그러나 한국교회 내에서 이념을 성경보다 중요시하며, 심지어는 이념을 성경으로 정당화하는, 이념이 성경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정치적인 권력을 잡으려고 애쓰지 말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단체가 돼야 한다”며 “기독교는 손해를 보는 단체라는 분위기가 확산돼야 사회 내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희송 대표도 “한국교회가 이제는 사회선교를 크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사회의 각 영역으로 사회선교사를 파송해 시민단체를 후원하며 기도제목을 서로 나누는 네트워크를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각의 발표 후 참석자들과 발제자간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됐으며, 한목소리로 나라와 교회를 위한 기도회를 가진 뒤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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