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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 월급에 서울 집값이라니

기사승인 [1472호] 2019.02.12  13: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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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봅시다-생활고 시달리는 간사들

나는 대학생 선교단체 출신이다. 선교단체는 교회를 떠나 방황했던 대학시절을 지탱해준 마지막 버팀목이었다. 대학교 4학년이 돼서야 탕자처럼 돌아왔을 때 이름만 남겨놓고 얼굴도 비치지 않았던 유령회원을 반갑게 맞아줬다. 그런 선교단체가 있었기에 기독교언론 기자로서의 오늘이 존재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선교단체 출신 졸업생들은 으레 그렇듯 내 주위에도 간사님이 많이 계신다. 그 중에는 학교에서 따뜻하게 이끌어줬던 선배들도 있고 동기도, 후배도 있다. 선교단체 간사는 대부분 후원에 의존해 살기에 내 통장에도 한 달에 한 번 선교단체 후원금이 찍힌다.

생활이 넉넉지 않을 거라 짐작은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접한 이들의 생활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적지 않은 수의 젊은 간사들이 100만원 수준의 월급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마저도 보험이니 연금이니 이것저것 덜고 나면 실수령액은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9년 최저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 174만원도 이들에겐 턱없이 멀다.

더 큰 문제의식을 느낀 건 서울에서 사역하고 있는 지방출신 간사들을 볼 때였다. 이들은 연고지인 지방에서 사역하길 희망했지만 단체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서울에 발령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 겨우 몇십만 원으로 버텨내기엔 서울은 너무도 험난한 곳이었다. 지방과 같은 국가라곤 믿겨지지 않는 집값은 은혜로만 감내하긴 버거웠다.

재정이 부족해 서울 사역지에서 2시간이 넘는 외곽에 쫓기듯 살고 있는 간사, 창문 하나 없는 지하방에서, 심지어 재개발을 앞두고 모두가 떠난 달동네에서 생활하는 간사도 봤다. 어쩔 수 없이 ‘인서울’을 택했지만 월세를 내고 나니 수중에 40만원도 남지 않더라며 쓴웃음을 짓는 간사 앞에서 할 말을 잃었던 기억도 있다.

물론 이들도 간사로의 헌신이 어떤 삶인지 모르고 택하진 않았으리라. 하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살이까지 예상하진 못했을 테다. 나 역시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촌놈’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경우엔 적어도 내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모 대기업의 경우 연고지에서 40km 이상 떨어진 곳에 발령을 내면 월세를 지원한다. 대기업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저렴하게 몸 누일 곳 한 군데만이라도 지원해 줄 수는 없었을까. 지망하지도 않았던 서울에 발령받아 천문학적인 집값에 치이는 삶은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선교단체에서 인사부를 맡고 있는 모 간사는 “지방간사들을 포함한 간사들의 재정적 어려움은 너무나도 공감하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어려움을 겪는 간사들을 위한 재정 컨설팅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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